統獨 경험 비춰보면 물류·건설·유틸리티·내수업종 등 유망…"실제 수혜 종목은 시간 두고 옥석가리기 진행될 것"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협력(이하 경협) 관련 테마주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수혜 대상 종목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해 강세장에도 움직임이 없어던 건설 업종이 북한 인프라 투자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했을 정도다. 앞서 통일을 이룬 독일을 돌아보면 물류와 운수, 유틸리티 업종 등 수혜가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남북 교류를 통해 실제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받기에는 시간이 걸려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남·북 경협주로 분류된 종목들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코스닥 상장사인 좋은사람들 주가는 8170원으로 정부가 대북 특사단을 파견한 지난달 5일 이후 133.4%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재영솔루텍(53%), 제룡전기(151.4%), 제룡산업(57.8%), 제이에스티나(57.9%), 이화전기(59.4%)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 종목들은 과거 개성공단 입주 업체이거나 대북 송전 관련 업체들이다.

한반도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이들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남·북 정상회담이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 데다 종전 가능성 등이 지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남·북이 종전에 이르게 되면 교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데 이에 관련주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국내 증시에 형성된 것이다.

심지어 지난해 강세장에도 움직이지 않던 건설주도 남·북 테마에 묶여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달 18일 9.12%, 19일 12.2%로 이틀에 걸쳐 급등했다. 현대건설 우선주는 이달 19일과 20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GS건설, 대우건설, 동부건설, 현대산업, 한라 등 종목들도 훈풍을 맞았다.

남·북 교류가 확대되는 상황으로 진전되면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014년 4월에 낸 ‘통일 대한민국’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이 점진적인 교류 확대와 상호협력 과정에서 이뤄진다고 가정했을 때 선교류의 확대로 운송과 물류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교류 초기 금강산 관광처럼 인적 교류가 확대할 경우 관광·여행 관련 업종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남북간 투자가 활발해질 경우 민간투자 단계에선 ‘건설과 금융’, 국토개발 과정에선 ‘엔지니어링’, 인프라 관련되선 ‘유틸리티, 전선’ 등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의 통일 사례를 짚어보면 수혜 업종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독일 통일 초반에는 새로운 도시 건설 등 인프라와 연관된 건설 관련 섹터가 주목받았지만 그 이후에는 소매, 자동차 등 내수 관련 업종이 크게 올랐다. BMW의 경우 동독의 값싼 노동력과 저렴한 부동산 가격 등이 수익성 강화에 기여하면서 기업 가치가 크게 증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는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형성된 상황으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금 대표적 경협주로 언급되는 송전 관련 종목들은 대부분 2000년대 초반 대북 송전사업 추진 때 형성된 테마주들로 실제 수혜 여부가 불확실하다. 건설주나 시멘트주들도 직접적으로 실적과 연결되기엔 시기 상조다”며 “그러나 교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어 옥석가리기는 필요한 시기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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