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우물 안 개구리된다” vs KT‧LG유플러스 “기울어진 운동장 안 돼”…경매비용엔 모두 불만 토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8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안) 토론회가 열렸다. 김상용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그룹장이 주파수 경매와 국내‧외 동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안이 공개됐다. 경매 시작가는 3조3000억원으로 결정됐고 경매방식은 주파수를 쪼개서 입찰하는 클락 경매 방식으로 정해졌다. 할당안이 공개되자마자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과 2‧3위 사업자인 KT, LG유플러스가 팽팽한 기싸움을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018년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안)’ 토론회를 열고 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방안을 발표했다.

경매 대상은 3.5㎓(기가헤르츠·3.42∼3.7㎓) 대역 280㎒(메가헤르츠) 폭과 28㎓(26.5∼28.9㎓) 대역 2천400㎒ 폭이다. 대역폭이 넓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고 끊김 없이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이통사들은 대역폭 확보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주파수의 경매 시작가는 3.5㎓ 대역 2조6천544억원, 28㎓ 대역 6천216억원 등 모두 3조2천760억원으로 결정됐다. 이용 기간은 올해 12월부터 각각 10년과 5년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6년 12월에 5G 주파수 할당 일정을 오는 2019년 상반기로 제시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위해 주파수 경매 일정을 내년 상반기로 1년 정도 앞당겼다. 이에 따라 주파수 할당 공고는 오는 5월 초에, 주파수 경매는 6월 중순에 이뤄질 계획이다. 할당 작업은 올해 말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2019년 3월에 5G를 상용화하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목표다.

이통사들은 주파수 대역을 놓고 서로 견제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였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독식을 우려한 KT, LG유플러스와 가입자수에 걸맞은 대역을 요구하는 SK텔레콤 간 날선 대결구도를 보였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5G 주파수 할당에 있어 가장 먼저 동일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특히 3.5㎓대역은 이통사 모두 전국망 구축에 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등하게 할당해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입자수에 비례한 자파수 할당에 대해서는 “SK텔레콤이 LTE 시장지배력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주장에 불과하다”며 “새로운 시장에서는 균등하게 할당한 뒤 초기 가입자가 수용된 이후 성장단계에서 증가추세가 달라지면 그때 그런 점들을 반영해서 추가 할당하면 될 것”이라고 요구했다.

김순용 KT 상무 역시 공정한 경쟁환경을 강조했다. 김 상무는 과거 주파수 정책으로 인해 SK텔레콤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나머지 이통사가 10여 년 동안 피해를 보게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형도 SK텔레콤 상무는 “자체 조사 결과 5G 서비스가 상용화될 경우 대규모 트래픽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총량 제한을 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이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매방식을 통해 한정적인 주파수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면서 “사업자에 맞는 효율적인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균등분배로 나눠 먹기를 한다면 다같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경매비용에 대해서는 이통사 모두 같은 목소리를 냈다. 김 상무는 “이통사가 매년 납부하는 주파수 대가가 1.4조원인데 이는 매출 기준 5%를 넘는 수준인데 5G 주파수 대가로 매년 3000억원 가까이 추가된다면 무려 매출액의 7%가 넘게 된다”며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높은 가격”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5G 주파수 할당의 취지가 세계 최초로 품질 좋은 통신망을 구축해서 획기적인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함이라면 할당대가를 인하해 사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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