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인상안 절반 수준인 톤당 3만~5만원 수준 그쳐…하반기 후판가격 인상 필요성 대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후판 제조사들이 3년간 동결된 조선용 후판가격을 인상했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사진=뉴스1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후판 제조사들이 3년간 동결된 조선용 후판가격을 인상했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 철강 관세 이슈와 쿼터제 우려까지 더해져 시간이 적지 않게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가격 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분기 후판 가격을 톤당 3만~5만원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당초 철강업체들의 인상안인 10만원에 비해서는 절반 이하 수준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원료 가격 상승으로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면서도 ​조선업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인상폭은 대폭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후판 가격을 올렸지만 철강업계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단 원재료 상승분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 폭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상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1년에 두 차례 가격 협상이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도 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전망이다. 

철강업계가 후판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조선업계가 지속되고 있는 업황 부진에 후판 가격 인상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이번 가격협상에서도 인상에 합의하기까지 약 2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 업황이 쉽지 않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어 지난 3년여간 후판 가격의 상승분 일부를 자체적으로 감내했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계속 부담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철강업계에서는 후판가격 인상에도 당장 급격한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미국으로부터 고율의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 받으면서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중국 열연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발 철강 관세 이슈까지 겹쳤다​조선용 후판가격 협상이 타결됐고 미국과 한국의 철강 수출량 쿼터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스코는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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