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재료 채취 목적…지진 등 자연재해 시 대재앙 우려도

사진=셔터스톡

중국의 한 연구소가 쓰촨성의 한 농장에서 60억 마리의 바퀴벌레를 키우고 있어 화제다. 바퀴벌레에 들어있는 약 성분을 채취하기 위함인데 자칫 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바퀴벌레가 사육장에서 도망치면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하오이성 그룹은 쓰촨 성 시창시에 있는 운동경기장 2개 크기의 실내농장에서 60억 마리에 달하는 바퀴벌레를 키우고 있다.

 

바퀴벌레가 자라기 좋은 따뜻하고 습하고 어두운 환경을 갖춘 이 실내농장 안에는 길고 좁은 선반들이 층층이 쌓여 있으며, 바퀴벌레들이 먹을 수 있는 먹이와 물을 담은 컨테이너도 있다.

 

한 방문객은 선반과 마루, 천장 등 온통 바퀴벌레 천지였다고 전했다. 이 농장은 중국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의 바퀴벌레 농장이다. 매년 제곱피트당 28000여마리의 바퀴벌레가 생산된다.

 

이 농장은 인공지능을 통해 운영된다. 습도, 온도, 먹이 공급, 증식 속도 등 80가지 범주의 데이터를 체크하고 관리해서 바퀴벌레가 빠르게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하오이성 그룹은 이 농장에서 바퀴벌레에서 나오는 약재료를 채취, 지난 수년간 43억 위안(73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이 약재료를 통해 만든 물약은 위통이나 화상 치료에 뛰어난 효과를 지닌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중국 내 4000여 개 병원에 이 물약이 공급되고 있다. 가격은 100짜리 두 병에 50위안(8500)이다.

 

중국 정부는 20여년 간 연구 지원을 통해 바퀴벌레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단백질과 생화학 성분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피부와 점막 재생에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에서 바퀴벌레로 만든 물약을 먹고 위궤양, 호흡기 질환 등을 치료한 환자의 수는 4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부분의 환자는 ‘Periplaneta ameicana’라는 어려운 라틴어 학명으로 성분이 적혀있는 탓에 이 물약의 성분이 무엇인지 모른 채 약을 먹는다.

 

바퀴벌레의 엄청난 번식력을 고려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차오둥 중국과학원 교수는 지진 등으로 수십억 마리에 달하는 바퀴벌레가 인구 80만 명의 시창 시로 쏟아져 나온다면 대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철저한 관리과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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