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막바지에 물적분할, 3분기에는 ‘신과함께 2’ 내놔…첫해 실적 기대치보다 더 커질 듯

지난 1월 4일 오후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 사진=뉴스1

CJ CGV에 이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채 2주가 안 돼 연이어 영화 관람료를 1000원씩 올렸다. 지난해 기준 세 회사의 국내 시장점유율 합계는 97%에 이른다. 그러다보니 이번 ‘연쇄 인상’에 대한 반작용이 크다. 참여연대는 “공정거래법 제19조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공동행위’로 보인다”면서 극장 3사를 오는 2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예고했다.

3사 중 올 한해 가장 뚜렷한 수혜를 보는 기업은 곧 별도법인으로 영화 사업을 진행하는 롯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장사업부문 뿐 아니라 ‘신과함께2’가 출격하는 투자배급사업부문서도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19일 전국 각지 롯데시네마에서 기존보다 1000원 인상된 영화 관람료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앞서 CGV는 11일부터 인상안을 적용한 바 있다. 메가박스는 27일부터 두 회사와 같은 관람료를 적용할 예정이다. 덕분에 세 회사 공히 25일 개봉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흥행 효과를 더 크게 향유하게 됐다.

시야를 올해로 넓히면 최대 수혜주는 롯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롯데의 영화사업은 롯데쇼핑(주) 시네마사업본부로 존재해왔다. 본부 안에 롯데시네마(극장)와 롯데엔터테인먼트(투자배급)를 운영해 온 방식이다. 본부는 사업목적에 따라 물적분할 돼 오는 6월 1일부터 ‘롯데컬처웍스(주)’라는 독자 법인으로 탈바꿈한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은) 사실상 여러 차례 거론돼 온 롯데시네마 IPO(기업공개)의 첫 단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그렇다면 영업이익 숫자가 중요할 시기”라면서 “올해 대규모 사이트 출점과 포화 시장 속 무리한 경쟁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측대로라면 ‘홀로서기’를 시작한 롯데컬처웍스의 첫해 수익성은 돋보일 전망이다. 최근 극장 3사의 사이트 당 수익이 줄어드는 이유는 포화 경쟁 때문이다. 관객은 정체상태인데, 대형쇼핑몰 입점 과정서 영화관 유치가 늘어나는 등 출점요인이 자꾸 생기고 있는 탓이다. 그런데 출점속도 조절과 티켓값 인상이 동시에 진행되면 고스란히 ‘남는 이익’이 늘 수밖에 없다.

투자배급부문서 대형호재가 남아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여름 성수기에 ‘신과함께-인과 연’을 내놓는다. 1편 격인 ‘신과함께-죄와 벌’이 1441만 관객을 동원한 덕분에 차기작의 흥행 가능성은 매우 높다.

영화계서는 극장이 벌어들인 영화 관람료의 절반 이상이 투자배급사와 제작사 등에 배분된다. 이는 곧 관람료 인상으로 영화 한편당 손익분기점(BEP)이 낮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과함께-인과 연’의 경우 1편이 1200만 돌파를 기점으로 2편 제작비까지 회수한 덕에 손익분기점 부담도 적은 편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내놓는 한국영화가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수익성 유지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신과함께-인과 연’을 포함해 6편의 한국영화를 시장에 내놓는다. 대신 ‘미션 임파서블 6’ 등 외화 7편을 수입해 배급한다.

복수의 한국영화를 제작한 바 있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는 파라마운트 영화 등 외화배급도 적극 활용하면서 국내 영화서의 부진을 적절히 상쇄시켜왔다”며 “그간 현장에선 이런 전략을 두고 ‘안전 지향’이라는 인색한 평을 해온 것도 사실이지만 어쨌든 1400만 관객 영화를 배출하지 않았나. 올해도 시장에서 선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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