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전논의 축복" 보도 후 남북경협주 큰 폭 상승…정상회담 다가오며 외국인 자금 유입도 '뚜렷'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도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양새다. 이미 남·북 경제협력주(경협주)는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급격히 빠져나갔던 외국인 투자자 자금도 이달들어 유입이 늘어나는 흐름이다. 다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남·북을 비롯해 북·미 간에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성과가 드러나야 한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18일 국내 증시에서 남북 경협 관련 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좋은사람들은 전날 대비 25.95% 급등한 6650원에 장을 마쳤다. , 재영솔루텍(29.91%), 현대엘리베이터(5.3%), 제룡전기(5.99%), 제룡산업(5.23%), 제이에스티나(13.05%), 광명전기(6.13%)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과거 대북 경제협력사업을 주도했거나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북 송전 관련 업체들이다.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인 소식들이 전해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사람들은 한국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남·북한은 적대관계를 끝내고 종전 문제를 논의 중이다.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남·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분위기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왔다. SK증권은 지난달 30일에 낸 ‘이슈코멘트’에서 “1~2차 정상회담이 모두 평양에서 개최됐던 것과는 달리 이번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된다는 점은 상당히 유의미한 일이라고 판단한다”며 “단순하게 과거 정상회담 시기의 국내 증시 흐름을 보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인 바 있다”고 밝혔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입하고 있다는 점도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3월 이후 이달 18일까지 누적으로 402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이달 9일부터는 누적 순매수 규모가 613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18일에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을 각각 1805억원, 209억원, 255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그동안 조정을 거쳤던 종목들을 장바구니에 쓸어 담았다.

다만 남·북을 비롯해 북·미 간 회담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해 이 같은 흐름에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훈풍이나 분위기만으로 지수가 오랫동안 영향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실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이 중요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봐야한다. 특히 남북 경협주 등 테마 종목도 기대감이 실제 해당 기업 경영성적으로 뒷받침되는지에 대해서도 꼼꼼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종전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래프는 이러한 기대감으로 18일 큰 폭으로 상승한 남북 경협주로 분류되는 좋은사람들 일봉 차트. / 그래프=키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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