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 일변도 벗어나 업종 구분없이 고르게 올라…벤처펀드에도 1조원 가까이 몰려

 

겨우내 움츠렸던 코스닥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 철회 등 대외 불확실성 완화가 투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음식료·담배, 정보통신기술(IT) 부품, 화학, 섬유·의류 등 다양한 업종이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바이오 회계감리 이슈 등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만한 재료도 남아 있어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33포인트(0.48%)오른 901.22로 마쳤다. 이는 올해 2월 1일 종가인 908.2를 기록한 이후 두 달 보름만의 900선 돌파다. 지난 2월과 3월 코스닥 지수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820~890선대에서 오르 내렸다.

최근 코스닥 상승세는 다양한 업종이 고르게 오른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지수는 바이오 업종 위주로 상승세를 보여왔다. 그것도 시가총액(이하 시총) 10위내 바이오주가 지수를 견인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최근 지수 상승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17일 기준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하지 못하고 있고 시총 2위인 신라젠은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으로 주당 11만원에 막혀 있다. 시총 3위와 4위인 메디톡스와 바이로메드도 횡보하고 있다.

반면 음식료·담배 업종 지수는 코스닥 지수가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이달 9일에서 17일까지 11.64%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3.98% 오른 것을 뛰어넘는 수치다. IT부품 업종지수도 11.36% 올랐다. 이 밖에 섬유·의류(10.55%), 기계·장비(7.52%), 반도체(7.09%), 화학(6.77%), 의료정밀 기기(6.27%), 통신 장비(5.98%) 등 업종지수 코스닥 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닥 벤처 펀드, 사드 보복 해제 등 긍정적 요인들이 코스닥 시장에 이 같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벤처기업 신주에 15%, 코스닥 상장 벤처기업 신주 혹은 구주에 35%를 투자해야 하는 펀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펀드는 지난 5일 출시해 이날까지 12일만에 9000억원이 넘게 모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16일에 낸 보고서에서 “향후 (벤처 펀드)출시 스케줄이 4월 말까 지 잡혀있는 점을 고려할 때 코스닥 시장에 추가적 수급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세제혜택 요건에 들어가는 기업 중에서 투자매력도 높은 종목으로 수급 효과 크게 발생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중국의 사드 보복 해제 기조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지난달 31일 청와대를 찾아 “대통령 관심사항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사드 보복 철회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바이오주 회계감리라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 결과에 따라 코스닥 시총 비중이 높은 바이오 업종의 투심이 약화할 수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업종 시가총액은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20%를 넘어선다.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10위 종목 중 바이오주가 7곳에 달할 정도다. 시가총액 6위이자 운송장비 업종에 속한 에이치엘비가 바이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시총 10위내 바이오주는 8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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