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억원 손실 광동USA 청산 추진…광동실업연변유한공사는 중국서 OEM 생산 예정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광동제약이 미국시장 진출 3년 만에 현지 법인을 청산하며 사실상 발을 뺀다. 손실이 지속되는 미국 법인을 접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시장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미국법인인 ‘광동 USA​ 청산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미국 어바인에 위치한 광동 USA는 도매업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지난 2015년 7월 설립됐다. 광동제약 주요 음료인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등 매출을 미국 현지에서 직접 영업활동으로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본격적인 영업은 2016년 1월 개시했다. 

 

하지만 광동 USA의 지난해 매출은 1억706만원에 불과했다. 손실은 11억412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 첫해인 지난 2016년에도 매출액 2619만원, 손실 11억여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으로 손실은 11억여원을 기록했고, 2년차 매출은 1억원을 가까스로 넘겼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은 1억9956만6000원, 부채는 9096만3000원, 자본은 1억860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광동 USA는 청산 예정”이라며 “청산은 내부 판단에 따른 사안”이라고 말했다. 당초 증자를 거쳐 총 자본금 250만달러로 출발한 광동 USA가 영업 3년 만에 청산을 결정한 것은 연간 11억여원에 달하는 손실 규모 때문으로 풀이된다.

 

광동제약은 미국시장에서 손을 떼는 대신 향후 중국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6월 중국 길림성 도문시에 광동실업연변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1억3699만1000원이다. 광동제약이 100% 출자한 법인이다.

 

광동 USA와 마찬가지로 주요 음료인 비타500과 쌍화탕 등을 중국 현지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생산하고, 직접 영업활동으로 유통망을 확보하려는 것이 설립 취지다. 광동 USA와 차이점은 OEM 생산 여부다. 미국법인은 OEM 생산을 하지 않았지만, 중국 법인은 OEM 생산을 예정하고 있다는 게 광동제약 측 설명이다.   

 

이처럼 광동제약이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것은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의 기능성 음료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 음료시장 규모는 총 10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알려졌다.

 

광동실업연변유한공사의 경우 지난해 설립한 상황이어서 같은 해 매출은 없다. 손실은 8731만9000원 규모다.  

 

광동제약의 중국 법인은 한 곳이 더 있다. 지난 2009년 6월 한약재농축액제품 가공 및 판매를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연변광동제약유한공사다. 이 회사는 중국 연변에 위치한 합작법인이다. 합작계약에 의해 매출액 대부분이 지분 50%를 소유한 광동제약에서 발생한다. 옥수수수염차 및 헛개차의 현지 원료를 수급하는 역할도 이 법인이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은 118억8430만4000원이다. 2억6435만원 흑자를 기록했고,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50억4148만1000원 규모다.

 

광동제약은 2년 연속 손실을 낸 미국법인은 청산하고, 중국법인은 OEM 생산과 유통을 통해 음료시장 진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해외법인 관련 내용은 공시를 통해 알려야 한다”며 구체적 사항을 밝히지 못하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한편 물장사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광동제약이 전문의약품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 가운데 의약품 비중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광동제약 의약품 매출이 2268억원으로 연결 재무제표 기준 전체 매출 1조1416억원의 19.9%에 불과했다. 광동제약은 본업인 의약품보다는 식음료 제조에 치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업 영위와 법인 설립은 업체 자유지만 지나치게 음료 영업에만 치중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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