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실적 추정치 상향 '기대감'…미·중 무역분쟁, 시리아 폭격 등 변수는 여전

국내증시가 1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실적장세로 접어들지 주목되고 있다. 그래프는 코스피 일봉 차트. / 그래프=키움증권

 

지지부진하던 국내 증시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힘을 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부정적으로 예상됐던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관측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까닭이다. 게다가 내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형성된 평화 분위기도 투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 시리아를 둘러싼 국제 정세 급변, 외국인 매수세 지속 여부 등이 여전히 국내 증시의 변수로 남아있을 전망이다.
 

국내 증시가 쉽사리 박스권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 1월 29일 장중 사상 최고치인 2607.10을 기록한후 2월들어서부터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후 이달 16일까지 2400~2500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 1월까지 기나긴 상승에 대한 피로감을 깨울 신선한 재료가 시장에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분기 실적 시즌에 따른 실적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1분기 실적 발표 테이프를 끊은 대장주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영업이익이 잠정 기준 15조6000억원이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조8000여억원보다 58%나 늘어난 것으로 시장 예상을 깬 기록이다. 곧이어 실적을 낸 LG전자 역시 잠정 기준으로 1조1087억원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LG전자가 분기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건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에 대한 실적 예상치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28곳 실적 추정치는 2월 말 46조원, 지난달 말 45조8000억원이었다. 하지만 15일 기준 이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46조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KB증권은 지난 13일 ‘KB 주간전략’ 보고서에서 “주식시장은 이벤트·지표보다 실적 전망에 더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2~3월 하향됐다가 4월 들어 상향 방향으로 돌아섰다”며 “과거 1분기 실적발표 전후 실적 전망의 방향성이 이후 연간 방향성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신호”라 밝혔다.

여기에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재료도 나오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다음 주 27일에 개최된다. 회담 결과에 따라 상황은 다르게 전개되겠지만 우선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으로 여겨졌던 한반도 긴장 상황이 풀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다만 여전히 증시의 상승을 제한할 변수도 존재한다. 완화 국면으로 접어든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다시금 촉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움직임으로 무역 분쟁 카드를 언제든 꺼내들 수 있는 까닭이다. 시리아를 둘러싼 국제 정세 변화도 향후 증시에 부정적인 변수로 꼽힌다. 이미 미국은 지난 15일(현지 시간) 시리아 수도를 폭격했고 러시아는 이를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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