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근로자, 근속연수 제자리 수준…전문가들 “국내 성별 분업화된 일자리 제도 마련” 지적

여성 근로자들이 근속연수가 적은 불안정한 직업군에 몰리고, 상대적으로 남성 근로자들보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여성 근로자들이 근속연수가 적은 불안정한 직업군에 몰리고, 상대적으로 남성 근로자들보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여성 일자리 관련 전문가들은 “국내 성별 분업화된 일자리를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와 통계청이 분석한 ‘여성과 남성의 15대 직업’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이 가장 많이 종사한 직업 1,2위는 각각 일반 기업의 사무직인 경영 관련 사무원(7.1%), 매장 판매 종사자(7.0%) 등이었다. 반면, 남성은 경영 관련 사무직에서 일하는 비중이 13.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2017여성 남성 7대 일자리 도표 /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여성 근로자들의 임금과 안정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모양새다. 또 여성 근로자들의 근속연수는 4년, 남성 근속연수는 6년으로 5년째 여성 근로자들의 근속연수는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일자리 전문가들은 국내 성별 분업화된 일자리를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신경아 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정책을 전담하는 부처가 설립된 후 성별 임금격차 등 다양한 노동정책이 논의됐지만, 성별 임금격차, 남녀 고용 차별 등은 지속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정부는 여성 고용 기회를 확대해 왔지만, 여성들은 불안정한 일자리에만 집중되고 있다. 여성 일자리가 기간제로 한정되기 보다는 성 평등한 일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노동과 회사 내 유리천장 해소를 위해선 차별 없는 일자리 환경 구축이 마련돼야 한다”며 “국내외적으로 여성들의 교육수준 향상, 여성고용 증가, 여성 사회 진출은 커다란 변화로 인식되고 있다. 일자리정책과 여성일자리정책에도 성 평등 관점으로 관련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여성노동정책 핵심을 차별 없는 일자리 환경 구축, 경력단절 예방, 경력단절 후 재취업 지원으로 꼽았다. 특히 정부는 고용관계에서 발생하는 차별문제 해소, 취업한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를 위한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소라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연구원은 “정부가 출산 및 육아지원을 위한 제도와 관련해 여성 근로자에 대한 직접 지원을 확대하는 것, 그리고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방안도 정부가 고려해야할 사안이다”고 지적했다.

또 이 연구원은 기업들이 여성 고용을 기피하는 이유를 언급하며 “기업들이 여성 고용을 기피하거나 기간제로 방향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는 육아, 출산 등으로 인한 업무 공백으로 인력 활용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남녀고용평등법엔 모집과 채용 부분에서 ‘남녀 고용 시 차별 금지 및 동일한 사업 내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이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녀 근로자들의 일자리 차별은 존재하는 것이다.

서울 소재 여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 이아무개씨(26)는 “일부 기업에서 특정 학교에 직접 방문해 채용설명회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채용설명회는 모든 대학에 방문하지 않고 기업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학에 방문하는데, 대학 선정 시 여대는 배제된다”며 “기업 채용 관련해 남녀 공학에 방문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항상 여대가 배제되는 것은 성차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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