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이틀 간 미 의회 청문회 출석, EU서도 출석 요구…팀 쿡, ‘퀄컴 특허분쟁’ 법정에 증인 나서기로, 잇단 소송도 부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가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 사진=EPA/SHAWN THEW.

요즘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스타CEO(최고경영자)들은 바람 잘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무대는 사뭇 실리콘밸리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원이거나 법정 말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청문회에 참석해 진땀을 흘렸다. 애플의 팀 쿡은 법정 증언을 앞두고 있다.

페이스북을 이끄는 저커버그 CEO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청문회에 출석해 개인정보 유출 파문에 대해 사과했다. 그가 청문회에 출석한 건 2007년 페이스북 창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이날 저커버그는 평소의 캐쥬얼한 옷차림과는 달리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으로 나와 주목받았다. 미국 언론은 저커버그가 옷차림에서부터 사과의사를 표시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측과 연결된 영국의 데이터 수집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정보를 갖고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이 유출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 숫자를 공식화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문회를 비교적 잘 마친 분위기지만 아직 긴장을 풀기에는 이르다. 이번에는 유럽 의회가 저커버그에게 출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비에라 유로바 EU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와의 통화에서 “EU의 조사에 최대한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유로바 집행위원은 이 통화에서 저커버그가 유럽의회 출석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과 관련해 저커버그와 설전을 벌인 바 있는 팀 쿡 애플 CEO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일을 앞두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기자인 마크 거먼(Mark Gurman)에 따르면 쿡은 오는 6월 27일 애플‧퀄컴 간 특허분쟁과 관련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쿡이 증인으로 채택된 이유는 그가 특허 소송 중 관련 규제당국에 거짓말을 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애플과 퀄컴은 지난해부터 퀄컵 칩의 로열티 비용에 대한 배상요구와 특허침해에 따른 판매금지 요구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전세계에서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

또 애플은 현재 전세계에서 아이폰의 고의성능저하에 관한 잇따르는 소송에도 직면하고 있다. 형사와 민사소송이 혼재돼 있어 애플로서도 장기적인 법정공방을 펼칠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에는 국내 법무법인 한누리가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애플 본사 및 애플코리아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6만3767명 명의로 낸 이번 소송에서 청구 금액은 1인당 20만원으로, 총 규모는 120억5340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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