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확산되지 않을 것"…올 물가상승률 전망치 1.6%로 0.1%P 하향 수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룸에서 통화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을 내놨다.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분쟁으로 확산되지는 않겠지만 곧바로 해소되기에도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낮은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선 내수 회복 등의 영향을 받아 상승률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2일 ‘4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 설명회에서 “환율 조작국 지정 여부는 기본적으로 미국 교역촉진법에 근거하게 되는데, 환율조작국 지정요건 세 가지 중에서 한국은 두 개에만 해당된다”며 “요건을 보면 지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현지 시간으로 오는 15일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 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 ▲GDP 대비 순매수 비중이 2%를 초과하는 환율시장 한 방향 개입 여부 등 3가지 요건에 해당하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이 총재가 답한 것이다.

그러나 이 총재는 “또 무조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을 거라고 예단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저희들이 이 문제도 정부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계속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해선 “개인적인 의견으로 최근에 중국이 시장개방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혀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미·중간 갈등이 확산되지 않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데, (두 나라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 기대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 편으로 보면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협의하는 단계에서는 정치적 고려가 들어갈 수도 있고 해서 여전히 분쟁이 해소되기는 기대하기 어렵지 않나하고 생각한다”며 “전면적인 분쟁으로 확산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해소되기에는 불안한 측면은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의견이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최근 낮은 물가 상승률에 대해선 중장기적으로 상승률을 높일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1분기 국내물가 상승률이 축산물 가격의 하락, 석유류 가격의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낮아졌다”며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고 물가상승속도가 빠르지 않겠지만 앞으로 차차 내수 회복 등의 영향을 받아서 상승률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월에 내놨던 전망치(1.7%)보다 낮은 1.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3차례 연속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오전 9시 금통위 회의를 열고 현행 연 1.5%인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유지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올해 1월과 2월에 이어 세 번 연속 동결이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에 관해선 기존 전망치인 3.0%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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