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 포럼서 밝혀…“김정은 대화와 협상 가능한 인물로 보여”

12일 열린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준영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안전장치와 경제 부흥 계기가 마련될 경우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2일 열린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성장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김 위원장이 보여준 과감한 군부 개혁, 경제개혁 및 경제개방 조치, 최근 남북대화에 대한 진지한 접근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새로운 안전보장장치가 마련되고 경제부흥의 계기가 마련된다면 김 위원장이 핵 포기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방남 시 남북 간에 형성된 신뢰, 대북 특별사절단의 방북 시 김정은 위원장과의 합의 내용, 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제안과 북중정상회담에서의 비핵화 입장 천명 등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대화와 협상이 가능한 인물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므로 김 위원장이 핵포기 결단을 내릴 때 한국과 국제사회가 북미 및 북일 수교, 대북 제재 해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 및 북한 경제개발구에의 적극적인 투자 등으로 대응한다면 김 위원장은 중국의 덩샤오핑과 같은 개혁 개방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실장은 또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력이 미숙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일 사후 김정은은 30명 내외의 최고위급 간부들이 참석하는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2016년과 2017년을 제외하고는 1년에 1회 이상 개최했다”며 “여기서 당의 중요한 정책들을 발표함으로써 김정일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또 김정일 시대 공개하지 않았던 당중앙군사위원회 회의 개최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등 파격적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 사실은 김 위원장이 그의 부친보다 집단적 정책결정기구 및 핵심 간부들과 소통을 더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일 총비서가 군부를 능숙하게 관리했던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미숙하게 군부를 관리하고 있는 것처럼 설명했는데 이 같은 지적도 실제와 괴리가 있다”며 “김정일 시대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고령화됐던 북한군 상층부를 축소하고 세대교체로 연소화 시키며 무사안일주의에 빠진 인민군 간부들을 훈련강화와 계급강등 등 조치로 군기를 잡고 있는 김정은이 김정일보다 미숙하게 군부를 관리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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