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빅4 손보사는 각각 2조원 넘어…"고객 보험료 담보로 손쉽게 이자장사" 눈총

그래프 = 조현경 디자이너

지난해말 손해보험사 보험약관대출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약관대출은 이미 납입된 보험료를 담보로 하기 때문에 부실 우려가 적다. 보험사들이 손쉽게 이자장사를 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 11개 손보사 보험약관대출은 123140억원으로 전년도 108319억원 대비 14821억원, 13% 늘었다.

 

이는 손보사 지난해 가계대출 성장률 10.1%를 넘어선 것이다. 손보사 가계대출은 신용대출과 기타대출 감소세에도 보험약관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증가로 지난해말 342132억원을 기록, 전년도 31741억원 대비 증가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화재가 지난해말 기준 3조원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빅4라 불리는 손해보험사들은 2조원을 넘겼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사들이 손쉽게 돈놀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약관대출은 해지환급금 중 50~90%를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담보가 확실해 대출자 입장에서는 형식적인 심사를 거쳐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사 역시 확실한 담보로 부실화될 우려가 거의 없다.

 

그러나 이자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담보가 확실한데도 보험사 약관대출은 최고 이율 9%대에 달해 시중은행 신용대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험약관대출이 가장 많은 보험사는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손보사 약관대출로 손보업계에서 유일하게 3조원을 넘어서 333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31245억원과 비교해 6% 늘었다.

 

삼성화재는 보험약관대출 절대액이 많기는 하지만 성장률로 보면 여타 손보사들이 압도적이다.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의 보험약관대출 성장률은 10%대에 달했다.

 

DB손해보험 지난해 말 약관대출은 21061억원으로 전년도 18317억원과 비교해 14.9%가 늘었다. 현대해상도 2804억원으로 전년도 18363억원 대비 13.2%, KB손해보험은 지난해 2172억원의 약관대출액으로 전년도 17825억원과 비교해 13.1% 늘었다.

 

중위권 손보사들도 약관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흥국화재는 2016년말 4446억원에서 지난해말 5739억원으로 늘어나 29% 증가율을 나타냈고 한화손해보험은 6469억원에서 7911억원으로 22.2%, 메리츠화재는 5472억원에서 6149억원으로 12.3%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손보사들의 약관대출 증가가 은행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나타난 풍선효과라고도 지적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약관대출이 상대적으로 고이율이기는 하지만 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대출액이 늘어난 것은 은행이 규제로 가계대출을 꺼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생명보험사 약관대출은 지난해 46조6993억원으로 규모로는 손보사보다 크지만 증가율은 전년도 44조1505억원대비 5.7%에 그쳐 손보사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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