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에 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겹쳐…KB금융, 29.3%로 증가율 '최고'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금융권의 비이자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 대출을 이용한 이자이익 확대가 어려워진 탓에 금융권엔 비이자이익 기반의 수익 강화가 그만큼 절실한 과제가 됐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상황이어서 비이자이익 수익 창출 노력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따르면 2017년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3대 금융지주사의 순수수료이익 규모는 5조63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8472억원(17.7%) 늘었다.

2016년에는 3대 금융지주사의 순수수료이익이 2015년보다 620억원 줄어든 바 있다. 두 해 벌어들인 수익의 차이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사마다 신탁, 펀드 등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하면서 비이자수익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이자이익은 금융사 수익에서 이자이익을 제외한 부분이다. 이자이익은 대출을 늘려 얻는 손쉬운 장사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신탁, 펀드 등 자산관리 역량을 늘려야 하는 어려운 장사로 여겨진다. 

 

은행 입장에선 저금리 장기화로 이자이익 창출 능력이 약해지고 있다. 비이자이익 기반 확대로 수익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이자이익에 기댄 은행의 수익구조를 비판하는 상황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위주의 이른바 '전당포식 영업' 행태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고,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식에서 "일각에서는 '약탈적 대출'이라는 주장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3대 금융지주 중 비이자이익 규모가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KB금융지주다. KB금융지주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수수료이익은 2억5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29.3%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1조8766억원의 순수수료이익을 냈다. 전년보다 14.4% 늘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 기간 1조7109억원 순수수료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9.3% 늘었다.

KB금융지주의 순수수료이익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1조5349억원에서 2016년 1조5848억원, 지난해 2조500억원 등 매년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순수수료이익은 2015년 1조6964억원, 2016년 1조6398억원, 2017년 1조8766억원으로 2년 전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신한금융지주도 비슷하다. 신한금융지주 순수수료이익은 2015년 1조6209억원, 2016년 1조5655억원, 2017년 1조7109억원으로 감소와 증가가 엇갈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수익이 여전히 이자이익에 치중한 면이 있다"며 "대출 규제, 저금리 장기화, 국내 시장 포화 상태 등으로 이자이익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비이자이익을 통해 수익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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