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행복주택 6677세대 공급…임직원 소통 강화·내부 개혁도 적극 추진

촬영·편집=김률희 PD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 사진=노성윤 PD


저출산 고령화가 국가적 현안으로 갈수록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저성장이 심화되고 소수의 젊은이가 다수의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으면 꼭 들어가는 단골 메뉴는 바로 과도한 집값이다. 변변한 일자리 얻기도 어렵지만 취업을 해도 월급에 비해 턱없이 높은 집값 탓에 청년들의 한숨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결혼을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결혼을 했더라도 출산을 미루는 일이 흔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 정부와 지자체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어 집값 안정을 도모하려는 부동산 투기 규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동시에 젊은이와 신혼부부들이 주거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도록 공적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임기 첫 해를 보내고 있는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을 만나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 문제 해결 계획 등을 물었다. 김 사장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간복지’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사 임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해 이러한 목표를 함께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기 첫 해다. SH공사 운영 과정에서 중점을 두는 사안은 무엇인가. 

 

우선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적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늘려 공급하겠다. 민간자금을 더 많이 끌어들이고 싶다. 리츠(소액투자자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를 기존 몇 백 억원 규모에서 몇 천 억원 규모로 늘려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때 사용하겠다. 또 ‘공간복지’와 ‘스마트한 도시재생’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가 공간복지를 구현하고 스마트한 도시재생을 선도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그동안 주거복지와 도시재생사업의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이들 모델을 적용해 성과를 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주거에서 나아가 공간을 복지 차원으로 만들고 관리하려 한다. 또 첨단기술을 주택, 도시재생, 공공개발에 도입하려 한다. 예를 들어 임대주택에 사물인터넷 단말기를 적용해 집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 관리비를 줄이고 주민 편의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조직개편을 마쳤다. 미래먹거리 개발,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한 도시재생, 공간복지 구현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최적화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들은 공적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SH공사는 어떤 도움을 줄 계획인가.

 

공사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적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고 있다. 올해 신규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 1만5500 여 세대 중 6677세대를 행복주택으로 청년과 신혼부부, 노인층에 공급한다. 이 가운데 신혼부부와 청년층 대상 물량은 80%다. 지난해 행복주택 공급량은 790세대였다. 젊은이들이 집이 없어서 결혼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을 대거 공급하려 한다. 청년이 꿈을 꾸고 신혼부부가 자녀를 가져야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하고 발전한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 사진=노성윤 PD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적인 공적임대주택 공급 계획은 어떻게 설정돼 있나.

 

서울시와 SH공사는 공적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올해부터 대폭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14만호의 공적임대주택을 공급했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5년간 24만 가구의 공적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중 절반이 넘는 14만5000호의 주택을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제공한다. 이중 청년에게 6만호, 신혼부부에게 8만5000호를 제공한다. 특히 출퇴근이 편리한 역세권에 ‘역세권 청년주택’ 8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 계획량 5만호보다 늘었다. 공적임대주택 공급 계획 24만호 가운데 9만호의 공급을 SH공사가 맡는다. 

 

공간복지도 중요하다. SH공사는 단순히 주택만을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창업공간과 주거가 결합된 도전숙, 주거·창업공간·여가(문화)가 결합된 청년창업플랫폼을 구축해 청년층 일자리를 만든다. 신혼부부에게는 평형 확대, 가변형 설계, 어린이집, 맘스카페, 작은 영화관 등 맞춤형 커뮤니티가 제공되는 신혼부부 특화단지를 공급하겠다. 이는 현재 개발 중인 고덕강일지구에 적용한다. 

 

행복주택의 보증금 부담, 한정적 대상 조건, 과도한 관리비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개선 방안이 있나.

 

신혼부부 대상 행복주택의 경우 서울시 차원에서 저리의 금융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이 곧 실행되면 보증금 부담이 낮아질 것이다. 행복주택 관리비 절감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에너지 제로 하우스를 고덕강일지구에 시범적으로 착공하려 한다. 초기 공사비는 조금 더 들어가지만 관리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 근로자들도 많다. 행복주택의 대상 조건 중 건강보험 가입 요건 등을 개선하려고 검토 중이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은 주변 시세의 80%로 돼 있는데 주변 시세가 너무 올라 부담이 커진 곳도 있다. 이 기준을 바꾸는 것도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조만간 개선안이 나올 것이다.   

 

공간복지, 스마트한 도시재생, 청년·신혼부부 대상 주택 확대 등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도 중요하다. 조직 차원의 개혁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은 구로 항동지구와 고덕 강일지구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이런 대규모 택지개발사업 감소 추세를 반영해 택지사업본부를 폐지하고 대신 공간복지와 스마트시티를 실현할 도시공간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미래성장 동력인 신사업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사장 직속 미래전략실도 신설했다. 도시재생사업을 선도하기 위해 실행조직도 강화했다. 서울시 중심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담부서인 세운사업부를 세운사업단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10월 블랙리스트 파문이 일어났다. 조직분열의 대표적 사례다.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임직원 간 친화력 회복 등 조직 활성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매달 직원 생일 파티를 함께 하며 직원들과 소통을 늘리고 있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에서 인재개발처를 신설해 평가 및 승진제도 개선,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 등을 통해 조직 문화 활성화와 혁신을 추구해 나갈 계획이다. 부서 간, 직원 간 협업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업무갈등 조정기능을 하는 기획조정실을 사장 직속으로 배치했다.

 

일 중심 조직 개편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사장으로서 조직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원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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