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2조원 중 내부거래 비중 29.99%…이명희·정용진,이마트 통한 간접지배로 일감몰아주기 규제서 빠져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신세계그룹의 식품 계열사인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내부거래로 500억원의 매출 증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1200억원대에 불과했던 신세계푸드의 내부거래는 지난해 3600억원까지 증가했다. 내부거래가 회사 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신세계푸드의 전체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29.99%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신세계푸드가 기록한 1조2075억원 매출 중 그룹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인 규모는 3622억원으로 지난해(3101억원)보다 16.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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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 기업으로 올라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이마트에서만 전년보다 8.5% 증가한 20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타벅스코리아에서는 같은 기간 28% 증가한 873억원을 벌어들였다. 위드미에서 간판을 교체한 이마트24의 경우 106억에서 212억으로 2배 늘었다.

 

문제는 신세계푸드의 내부거래 비중이 낮아지기는 커녕 갈수록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신세계푸드는 스타벅스코리아와 이마트(트레이더스 포함)에 베이커리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스타벅스코리아의 성장세가 꾸준하고 트레이더스의 경우 그룹 차원의 공격적인 출점 전략으로 급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신세계푸드가 베이커리 사업부문의 투자를 위해 신공장을 건설에 착수하면서 향후 내부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가 공격적인 출점을 계획하고 있고 노브랜드, 피코크 등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신세계푸드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그룹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 계열사와 거래하는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만약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이 넘거나 전체매출액의 12% 이상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심사 대상이 된다.

신세계푸드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30%로 높지만 최대주주인 이마트(46.10%)를 통해 이명희 회장(18.22%)과 정용진 부회장(9.83%)이 신세계푸드를 간접지배 하고 있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선 벗어난다. 하지만 현재 국회가 총수일가의 간접지배분도 규제하는 내용의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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