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시장 선점나선 한국 스타트업…구글‧애플에 인재 뺏기지 않도록 '팀 빌딩 단계' 강조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한국 창업가들이 팀 빌딩(Team building)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 좋은 인재를 채용해야한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IT공룡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스타트업 간 인재 경쟁이 심한 탓에 채용이 어렵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1년간 고용된 사람은 6340만명. 하루에도 기업 수백개가 생기고 없어지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인재 유입도 활발하다. 하지만 그만큼 좋은 인재들의 이동도 잦다. 특히 국내 법인과 해외 법인을 동시에 세운 스타트업들은 본사와 해외 직원과의 소통 또한 난관을 겪게 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3일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네이버가 주최하는 실리콘밸리의 한국인에는 미국에 진출한 창업가들이 모였다. 이날 오전 세션에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숙취해소제를 출시한 이시선 82Labs 대표, 인터뷰 스케줄 자동화 소프트웨어 굿타임(GoodTime)의 재스퍼 손 공동창업자, 헬스케어 재활의료기기를 만드는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가 참가했다.

 

한국에서 먼저 회사를 차린 후 2015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세운 반 대표는 운좋게 미국 병원들과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간 거래) 계약을 체결하게 됐지만 우리도 힘든 점이 많았다라며 사무실 비용, 생활비와 더불어 미국은 인건비가 매우 비싼 나라다. 한국의 3~4라고 말했다.

 

반 대표는 당연히 현지 유명기업, 스타트업과 인재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같은 조건이라면 미국 인재들은 실리콘밸리에서 알려지지 않은 스타트업들을 택한다네오펙트는 외국에서 온 회사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생소하다. 하지만 미국에 사는 한인 채용으로만 국한시키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 네오펙트 미국지사는 대표와 법인장을 제외하고 모두 미국인이다. 채용 부분에 시간을 제일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창업가들은 사전에 채용을 위한 인재 네트워킹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재 채용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먼저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 달 동안 스타트업에서 경험해보는 제도 등 채용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고도 창업가들은 덧붙였다.

 

재스퍼 손 창업가는 한달에 한번씩 소주 소셜이라는 파티를 한다. 많은 인재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다. 이를 통해 인재를 채용하기도 한다여러 직원을 데려올 수 있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방식을 통하면 회사가 빨리 성장한다. 일해본 사람만이 스타트업의 목적을 파악해 다른 팀원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숙취해소제를 차용해 미국에서 처음으로 숙취음료를 출시한 이 대표 또한 스타트업을 떠나서 하나의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휴먼캐피탈(Human Capital)의 일종이라며 “82Labs에서는 한 달동안 일해보고 직원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 달간 일해보고 맞지 않으면 떠나는 것이다. 뛰어난 인재들은 돈을 많이 주는 것과 상관없이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이윤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미국 스타트업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추세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유니콘 기업 (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을 달성한 기업)이 대폭 늘어나면서 대기업 규모로 성장한 기업들이 많아졌다. 창업가들은 투자 규모를 키워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초기 투자에서 성장한 후 시리즈A, B(초기 단계 이후 스타트업 투자) 까지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3일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네이버가 주최하는 ‘실리콘밸리의 한국인’가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 이시선 82Labs 대표, 재스퍼 손 굿타임 공동창업자, 윤필구 빅베이슨캐피탈 대표. / 사진=차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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