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익 없다’ 미국내 여론에 트럼프 ‘환율·북핵’ 엮어…환율은 별개 사안, “韓 손실 적다” 평가

한국과 미국 정부가 철강 관세 협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타결을 발표하면서 양국간 손익에 대한 논의가 쏟아지고 있다. 양국 모두 자국내 여론에 눈치를 보는 가운데 관건은 향후 진행될 북·미 대화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뉴스1

​한국과 미국 정부가 철강 관세 협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타결을 발표하면서 양국간 손익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양국 모두 자국내 여론의 눈치를 보는 가운데 관건은 향후 진행될 북·미 대화가 될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돌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타결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합의 이후로 미룰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혀 다른 협상을 끌고 들어온 이유에 대해서는 추측이 무성하지만 일단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실익이 없다는 자국내 평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한·미 FTA 개정 현상과 철강 관세 협상에서 양국 정부는 자국내 여론에 민감한 상황이다. 일단 한국 내에서는 두 협상만 놓고보면 큰 손실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표면적으로 큰 양보는 없었지만 부속합의로 외환시장 개입 억제 조항이 들어갔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억제와 관련한 내용을 발표에 포함했고, 이에 한국 정부는 항의했다.

 

미국 내에서는 실익이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한국이 철강 관세 면제 대가로 제시한 자동차 분야 양보는 효과가 거의 없는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산 자동차 수입쿼터를 기존 업체당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 업체들은 한번도 기존 기준인 2만5000대에 근접한 적이 없다.

 

자국 내 여론이 부정적인 가운데 미국 측에서는 외환시장 개입 억제 조항이 언급됐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발표한 협상성과에서는 한국과 미국은 외환시장 개입 억제 조항으로 원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식의 환율 조작을 금지하는 합의가 마무리 단계라고 언급됐다. 

 

이에 한국 정부는 별개의 문제라며 반박한 상황이다. 미국 측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효과가 필요한 상황에서 나온 언급이라는 이야기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미 FTA와 철강 관세, 환율을 묶어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측에서도 환율이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환율이 별개의 협상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언급이 나온 만큼 이번 협상은 우리측의 손실이 적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합의까지 FTA 합의를 연기할 수 있다는 발언 역시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직 통상 관계자는 미국 내 여론과 향후 중간 선거를 감안하면 미국 정부는 한국으로부터 무언가를 더 얻어냈다는 명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가 향후 미국과 북한의 협상 과정에서 명분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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