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새로운 PB 론칭, 신세계 피코크 전문점 연내 문 열어…‘단독 상품’ 메리트, 고객 맞춤형 상품 개발 등 장점 많아

최근들어 유통업계가 자체브랜드(PB) 개발에 더욱 공들이는 모양새다. 초반 마트와 식품 쪽에만 국한됐던 PB열풍이 최근 화장품으로까지 번지고 있고, 아예 식품 PB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PB 특화 매장까지 등장하는 모양새다.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홈플러스 사업전략 간담회에서 임일순 사장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는 최근 임일순 사장 지휘 하에 새로운 PB인 심플러스(Simplus)를 내놨다. 임일순 사장은 지난 27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홈플러스는 글로벌소싱의 축적된 역량이 있다”면서 “PB상품의 질적개선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 롯데마트와 마찬가지로 홈플러스 역시 기존 PB를 갖고 있었다. 홈플러스가 이전에 판매했던 ‘홈플러스 알뜰상품’ 등 PB 제품은 영국 테스코(TESCO)와 함께 만든 것이다. 이후 홈플러스는 2015년 테스코와 결별 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되며 새로운 PB 전략을 고민한 끝에 심플러스를 탄생시켰다.

이번 심플러스 론칭으로 홈플러스는 이마트의 노브랜드·피코크, 롯데마트의 온리프라이스 등 타사 PB와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들어가게 됐다. 홈플러스는 심플러스에 대해 “일찍이 영국 테스코 시절부터 쌓아온 상품 소싱 역량을 심플러스로 이어가 선보이는 만큼, 그간의 소싱 노하우로 PB 경쟁력을 확고히 할 예정”이라면서 “여기에 초저가 경쟁으로 상품의 본질이 흐려진 현 PB시장에 ‘진짜 제대로 된 PB’로 경종을 울리겠다”고 자신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 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형마트 PB의 대표격인 노브랜드, 피코크를 키운 신세계는 이젠 아예 PB 제품들을 마트 바깥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이미 노브랜드 전문점을 출점시킨 데 이어, 올해 9~10월 중에는 식품 전문 PB인 피코크 전문점이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28일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올해 9월이나 10월에 서울 시내에 시범적으로 피코크 전문점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 전문 매장을 갖추고 있는 노브랜드의 경우, 현재 매장수가 110곳에 달한다. 이마트가 이처럼 PB에 공들이는 이유 역시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 노브랜드 매출은 2015년 230억원, 2016년 1900억원​에서 지난해 2900억원으로 뛰었다. 피코크 역시 지난해 매출 2400억원을 기록했다.

뷰티쪽에서도 PB전쟁은 활발한 상태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은 최근 자체 색조 브랜드인 컬러그램과 자연주의 마켓 브랜드 브링그린(BRING GREEN) 을 론칭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처음으로 문을 연 뷰티 편집숍 시코르(Chicor)는 ‘시코르 메이크업 콜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PB 키우기에 공들이는 이유는 다양하다. △ 자사 매장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는 점 △ 고객 분석을 통한 상품 개발이 가능 △ 유통-생산업체 간 파트너쉽 강화 △ 가격, 품질 등 측면에서 기존 상품과 경쟁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PB제품은 다른 경쟁 업체가 아닌 우리 매장에서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또 고객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제조업체,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재고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고 유통업체는 유통 단계를 간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과 가격 경쟁을 통해 합리적인 상품 가격 체계를 만들 수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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