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석준 FNC 대표 “엔터업계는 스타트업하기 좋아…업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이 중요”
1997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 관영 CCTV에서 방영됐다. 지금은 ‘토토가’를 상징하는 이름이 된 H.O.T가 이내 대륙을 휩쓸었다. 중국 언론에서 본격적으로 ‘한류’라는 단어가 등장한 건 바로 이 시기다. 한류는 지금도 뜨거운 이름이다. 그간 엔터테인먼트업계서도 유니콘 스타트업이 얼개를 드러냈다. 그 대표선수가 바로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다.
안석준 FNC 대표는 2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시사저널이코노미 주최로 열린 ‘스타트업 포럼 2018’에 나와 “아티스트의 모든 활동이 수익원이 되는 시장이 됐다. 이에 따라 FNC도 가수, MC, 배우로까지 활약할 수 있는 형태로 소속 아티스트 인큐베이팅을 했다”면서 “또 이들을 담아내는 드라마‧영화를 직접 제작해 라이센스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방식으로 사업을 키웠다”고 성장 비결을 밝혔다.
FNC의 초창기 대표선수는 가수 씨엔블루다. 안 대표는 “씨엔블루가 데뷔한 후, 가수로만 보지 않고 원소스 멀티유즈(OSMU) 전략을 썼다. 또 주 타깃을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설정하며 회사가 짧은 시간에 성장했다”고 밝히면서 차별화 방안을 소개했다.
최근 FNC는 드라마‧영화로도 활동 영토를 넓히고 있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결합으로 완연하게 옮아갔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이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결합이 아니라, 타산업과의 결합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가령 커머스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 같은 식”이라면서 “이를 통해 수직계열화가 이뤄지는데, 덕분에 리스크(risk)를 분산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FNC는 자회사 FNC애드컬쳐 주식 1348만3865주(30.51%)를 300억원에 SM엔터테인먼트에 넘겼다. 당시 SM은 공시를 통해 “FNC애드컬쳐의 드라마, 방송제작 등을 더욱 발전시키고, 리테일, F&B, 패션, 레저 등을 포함한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비즈니스를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부연한 바 있다.
포럼에 나선 안 대표 역시 “전략적 제휴를 통해 FNC애드컬쳐를 라이프스타일 회사로 바꿀 생각”이라면서 “이를 통해 SM과 FNC의 접점을 이루는 회사가 돼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비즈니스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미래 한류의 조건이 라이프스타일에 있다고도 덧붙였다.
FNC 성장의 토대 노릇을 한 아이돌 산업도 한 번 더 변화하고 있다. 그간의 ‘성공공식’과 다른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프로듀서101 같은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그간 유지된 아이돌 산업 공식이 깨진 것 같다. 결국 좋은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지만, 마케팅 측면에서는 매우 다른 시각과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안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에 나서려는 ‘예비 대표’들에게도 조언을 건넸다. 그는 “오히려 스타트업을 쉽게 할 수 있는 산업이 엔터테인먼트다. 큰 인프라나 시설투자가 필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쉽게 스타트할 수 있다. 업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이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그 대표모델로 꼽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사례는 그래서 두고두고 곱씹어볼 만 하다. 안 대표는 “좋은 투자성과를 거두는 회사들은 진정성 있는 접근을 하는 오너들이 있는 회사였다. 빅히트 방시혁 대표 역시 회사가 어려울 때도 음악에 대한 열정,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오랜 기간 음악계에 있으면서 쌓아온 지식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소개하면서 미래 창업가들의 건투를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