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면 백전백승…고위험성 알고 투자해야


지난해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암호화폐 붐(boom)이 일었다. 어떤 이들은 변동하는 비트코인의 시세를 바라보며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고 이야기했고, 다른 한 편에서는 폰지 사기나 거품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 속 그 한가운데에 ICO라는 익숙한 듯 낯선 개념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 채 누군가가 이것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풍문만을 가지고 투자하거나, 타 기업에서 이를 통해 많은 자금을 끌어 모았다는 뉴스에만 의존해 다루기에는 ICO는 상당히 고위험군의 투자다.

 

그렇기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도 있듯 스타트업 등의 기업들도, 암호화폐에 막 관심을 갖게 된 투자자들도 ICO가 무엇인지 적어도 기초적인 지식부터 알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ICO는‘initial coin offering’의 약자로 직역하면 신생 코인 지급, 보통은 가상화폐 공개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 ICO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탄생한 크라우드 펀딩의 일종으로 비교하자면 비상장주의 사전매매와 유사하다.

ICO에 대해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비슷한 개념인 IPO(기업공개, initial public offering)와 비교해 보도록 하자.

 

ICOIPO는 프로젝트의 일정 지분을 리스크를 무릅쓰고 투자하려는 이들에게 추가적인 이득을 주면서 매도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IPO는 금융기관이나 증권사를 통해 이뤄지는 자금모집으로 보상이 해당 기업의 주식인 반면, ICO는 프로젝트 주관사가 직접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발행 기업의 가상화폐를 보상으로 자금을 모집한다.

 

또 IPO는 기업력이 3, 자기자본 30억원 이상, 코스닥 기준 당기순이익 20억원 이상 등의 최소 조건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게 하고 투자자 보호를 어느 정도 법에 의해 받을 수 있다. 이에 반해 ICO는 위와 같은 모집 기준이 전혀 존재하지 않고 정부에서 유사수신으로 현재 취급하고 있어 법에 의한 보호를 전혀 받을 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IPO에는 주로 기관 등의 전문 투자자가 참여하고, ICO에는 리스크 테이킹을 감수하는 개인 투자자가 주로 참여한다.

 

그러면 이같은 위험성을 가진 ICO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먼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파도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비록 비트코인에 대한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이 나온 지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이전까지는 단순히 디지털 페이의 일환으로만 인식돼 많은 이들이 가능성보다는 한계성에만 주목했다.

 

그 안에 있는 블록체인이 해결할 수 있는 신뢰성과 중앙화 등의 문제점은 너무나 급진적이라고 치부해 거부하고, 권력 기관은 가상화폐 또한 현실 세계의 화폐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를 금지하고 반대하기만 했다.

 

그렇게 음지 속에서만 몇 년을 보낸 가상화폐가 어느 순간부터 가격이 상승하고 개선을 거듭한 블록체인 기술이 현실과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내 기존의 문제점을 세련되게 해결할 수 있게 되자 점점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산업이 성장하며, 전 세계의 유휴 자금이 집중되게 됐다.

 

두 번째로는 ICO 절차의 간편함일 것이다. ICO는 모집하는 데 뚜렷한 절차도, 형식도, 기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이나 기업들은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자금 모집에 대한 부담을 훨씬 덜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유사수신으로 금지돼 있는 것과 상관없이 ICO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머지않은 시일 내에 IO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이뤄지고 시장 내부의 자정노력이 이뤄진다면 아마 ICO는 자금 모집, 투자수단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ICO에 대한 흐름을 지켜보며 공부하는 것도 4차 산업혁명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좋은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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