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흥행 돌풍 무색, 느린 업데이트·콘텐츠 부족에 상당수 유저 이탈…IP 경쟁력에 기대

포켓몬 고 이미지. / 사진=나이언틱

국내 시장에서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다가, 최근 자취를 감춘 게임이 있다. 바로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다. 지난 2016년 7월 해외에 먼저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 고는 지난해 1월 한국 시장에 출시돼 그 인기를 이어간 바 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포켓몬 고를 즐기는 유저를 찾기란 쉽지 않다. 느린 업데이트와 콘텐츠 부족 등으로 상당수 유저들이 떠나갔기 때문이다.

포켓몬 고는 포켓몬 관련 지적재산권(IP)을 갖고 있는 포켓몬 컴퍼니와 게임 회사 닌텐도, 나이언틱이 손잡고 만든 모바일 AR 게임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 (GPS)기능을 이용해 실제 길거리에서 포켓몬을 발견하고 수집하는 방식이다. 포켓몬 고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비추는 실제 세계에 포켓몬 캐릭터를 합성해 띄워준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난 포켓몬을 몬스터볼을 이용해 잡을 수 있다.

포켓몬 고는 GPS를 기반으로 지역에 따라 수집할 수 있는 포켓몬이 달라져 유저들에게 더욱 높은 현실감을 제공해 왔다. 가령 물 속성 포켓몬은 강, 호수, 바다 등 물가에서만 잡을 수 있으며, 전기 포켓몬은 발전소나 공장 주변에서 나오는 식이다. 아울러 포켓몬을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유저가 직접 길거리를 걷거나 뛰면서, 일정 속도(약 시속 30km) 미만으로 일정 거리(2∼10km)를 이동해야 한다. 덕분에 첫 출시 당시, 미국에서는 때아닌 조깅 열풍이 불기도 했다.

포켓몬 고는 지난해 1월 한국에 처음 출시될 당시만 해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기자 역시 추운 날씨에도 불구, 포켓몬을 잡기 위해 서울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특히 ‘망나뇽’이나 ‘잠만보’ 같은 희귀 포켓몬이 등장했을 때에는 특정 지역에 상당히 많은 유저들이 몰려서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 나이언틱은 많은 유저들이 요구했던 ‘전설 포켓몬’ 등을 추가하며 포켓몬 고의 인기를 이어가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국내 출시 1년이 지난 지금, 주변에서 포켓몬 고를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를 찾기란 쉽지 않다.

가장 큰 원인은 느린 업데이트 속도와 콘텐츠 부족이다. 대다수 모바일게임들은 빠르면 일주일, 늦어도 한달 정도의 주기를 가지고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반면 포켓몬 고는 수개월에 한번씩 업데이트 하는 것이 고작이다. 아울러 몬스터볼을 던젼 포켓몬을 잡는다는 기본 방식이 1년 이상 이어져 오면서, 이에 흥미를 잃고 게임을 떠나는 유저들이 속출했다.

직장인 김수정(27·가명)씨는 “포켓몬 고의 경우, 게임 자체가 너무 단순하다. 포켓몬 수집 이후 할 만한 콘텐츠가 없다”며 “이제는 AR 기술 자체가 신기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도 더 이상은 귀찮다”고 말했다.

사실 포켓몬 고의 경우, 출시 초기부터 빈약한 콘텐츠 문제로 도마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유저들은 나이언틱이 향후 여러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을 개선시켜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이언틱은 콘텐츠 부족 문제를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

이제는 유저 숫자가 급감해, 포켓몬 고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레이드’를 원활하게 즐기는 것 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레이드는 동시에 여러명의 유저가 강력한 포켓몬을 공략하는 콘텐츠다. 일정 인원 이상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게임 진행 자체가 힘들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포켓몬 고에게 제2의 전성기가 찾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포켓몬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IP 중 하나다. IP 파워만 놓고 보면, 그 어떤 게임에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나이언틱이 지금의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개선해 다시금 포켓몬 고의 인기를 부활시켜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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