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률 0.1~0.3%, 고가 거래 위주 백화점 수준…그나마도 1000포인트부터 사용 가능

1인 가구에게 배달 애플리케이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배달앱이 성장하는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대량으로 판매하는 재료비 부담과 귀차니즘은 곧 1인 가구의 배달음식 주문으로 이어진다.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를 탑재하는 이유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셈이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국내 1위 배달앱은 ‘배달의민족’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식당이라 불릴 정도로 배달의민족은 공고하게 자리매김 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마케팅으로 안방 손님을 끌어 모았다.

배달앱 제휴업체가 많지 않은 고향에 사는 지인들은 배달앱을 이용하면 무엇이 좋은지 물어온다. “편리하다”라는 답 외에는 더 붙일 말이 없었다. 그들이 할인을 많이 하느냐, 쿠폰이 있느냐, 포인트 적립이 잘 되느냐고 물었지만 그런 면에서는 마뜩찮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에 쓰고 올해 3월에 쓴 거예요.” 배달의민족으로 주문하면서 배민포인트 1000포인트를 사용해서 주문하는 지인을 부러워하며 비결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이 지인은 1인 가구다. 한 달에 7번 이상 배달의민족을 이용해 퍼플 등급이 됐다고 전했다.

퍼플 등급이면 주문 금액의 0.25%가 적립된다. 배달의민족은 1000포인트 이상부터 사용이 가능하다.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이 지인은 1000포인트를 쓰기 위해 40만원을 배달 음식에 투자한 셈이 된다. 40만원어치 먹어야 겨우 1000원 정도 깎아준다는 얘기다.

배달의민족의 회원은 4등급으로 나뉜다. 화이트, 레드, 퍼플, 블랙이다. 갈수록 높은 등급이다. 가입즉시 부여되는 화이트 등급은 결제 금액의 0.1%를 포인트로 적립 받을 수 있다. 레드 등급은 한 달 내 4회 이상 주문 시 얻을 수 있는 등급이고 포인트 적립률은 0.2%다.

한 달에 7번 이상 주문해야 퍼플 등급이 될 수 있는데, 한 등급 높아졌지만 포인트 적립률은 레드 등급보다 0.05% 상향된 0.25%다. 가장 높은 등급인 블랙 등급이 되기 위해서는 한 달에 19번 이상 주문을 해야 한다. 한 달에 3분의 2 정도는 배달 음식을 먹는 셈이다. 배달음식을 주구장창 먹는다고 볼 수 있는 이들은 결제 금액의 겨우 0.3%만 포인트로 적립 받는다.

블랙 등급의 경우 최소 주문 금액을 1만5000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한 달에 배달 음식비용으로 28만5000원을 지불한다. 한 달 동안 배달의민족에 쌓이는 포인트는 855원이다. 배달의민족 포인트의 적립률은 0.1~0.3%로, 고가 거래가 주를 이루는 백화점 포인트의 적립률과 비슷하거나 낮은 실정이다.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는 기자는 단 한 번도 포인트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적립률이 낮은데다 1000포인트부터 쓸 수 있는데 1000포인트를 채 모으기도 전에 소멸되기 일쑤다. 또 등급이 매월 변경되기 때문에 꾸준하게 배달 음식을 애용하지 않으면 사실상 있으나마나한 포인트다.

새로운 전략도 나온다. 한 사람의 아이디로 몰아서 주문하는 방법이다. 번갈아서 주문하면 포인트가 쓰기도 전에 소멸해 버리기 때문에 등급도 유지하고 적립률도 높일 겸 한 사람의 아이디로 주문하면 누군가는 1000포인트를 써먹을 가능성이 높아질 거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