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 여건·금융시장 동향·외국인자금 흐름 면밀 점검…이주열 "시장 불안시 안정화 조치"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당분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국내 금융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 평가했다. 다만 주요국 경기와 물가지표에 따라서는 통화정책 기대가 변화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고 짚었다.


한국은행은 22일 오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 회의는 이날 새벽(한국 시간) 미국 정책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서 우려가 높아지자 소집됐다.

한국은행은 “연준 정책금리 인상이 예견됐고 올해 정책금리 예상 경로도 종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한·미 금리가 역전됐으나 한국의 양호한 기초경제여건과 대외 건전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외국인자금 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내년 금리 전망은 기존 2차례에서 3차례로 늘어났다. 미 연준의 태도가 이전보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어디까지나 시장 예상에 부합했기 때문에 오늘 한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향후 주요국의 경기, 물가지표 등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며 실물경제 여건, 금융시장 동향, 외국인투자자금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도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어느 정도까지 무방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미국의 금리 결정이 한국은행의 의사 결정하는데 참고 요소가 되는데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 같다”며 “한·미 금리 역전이 발생된 만큼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을 더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시장이 불안해지면 적절한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준은 21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거쳐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밴드는 기존 연 1.25~1.50%에서 1.50~1.75% 올랐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다.

이번 미국의 정책 금리 인상으로 한국(연 1.5%)과 미국간 기준 금리가 역전됐다. 두 나라 정책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8월 이후 10년7개월 만이다. 연준이 올해 두 차례와 내년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한·미 금리 차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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