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해소는 긍정적으로 작용 전망…금리인상 속도 따라 투심 약화될 수도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나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한국의 철강 관세 부과국 포함 여부 등이 투자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결과에 따라 올해 2월부터 이어진 불확실성이 줄면서 국내 증시가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내 증시가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 1월 장중 사상 최고치인 2607.1을 기록한 이후 2월과 3월 2300~24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지수가 올해 1월 말 930선까지 상승했지만 2달여가 지나서도 900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정의 빌미가 됐던 불확실성이 이번 주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특히 시장 참여자들은 20~21일(이하 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FOMC 결과를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 조정 배경에는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었다.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점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신임 의장이 재닛 옐런 전 의장보다 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게 점치게한 요인이었다.

시장에서는 3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 선물 시장에서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91.6%다. 문제는 FOMC가 끝나고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 상향 여부와 파월 의장의 기자 회견이다. 이를 통해 향후 미국 통화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를 예상할 수 있는 까닭이다.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인 발언이 쏟아질 경우 증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시각이 나타난다면 투자 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KTB투자증권은 이날 낸 ‘18년 2분기 대안정의 시대, Great Moderation이 올 것인가’ 보고서에서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서고 향후 금리인상 경로와 관련해 시장과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진행한다면 미국 경기 회복세를 재확인하는 과정 자체는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개선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재에 관세를 부과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 미국 행정부는 23일부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10%씩 관세를 부과한다. 한국 정부가 국산 철강재를 이 관세안에서 제외해달라고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이 관세 부과 국가에 포함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게다가 관세 부과 제외 국가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다른 산업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미 철강을 지키는 대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자동차 분야를 양보한다는 빅딜론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경제가 수출 중심으로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미국 무역 보호주의 강화는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철강에 한정됐던 산업이 반도체 등 주력 산업으로 옮아가는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미국 통상압력 강화가 어떻게 풀려 나가는 지는 국내 증시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이슈다”라고 밝혔다.

 

국내 증시가 FOMC를 앞두고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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