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를 잘 활용하면 아파트 한 채 가격으로 강남 소재 건물주가 될 수 있다. 수중에 쥔 돈 5억원으로 매매가 23억원의 다가구주택 매입에 성공할 수 있다.

사진=셔터스톡

평소 다가구주택 투자에 관심이 많던 K씨는 부채를 활용해 투자에 성공했다. K씨가 눈여겨보던 다가구주택의 매매가는 23억원. 그는 자본 5억원에

은행에서 9억원을 대출 받아 14억원을 마련했다. 여기에 다가구주택 전세 보증금 9억원을 안아 매입가 23억원을 마련했다.

 

K씨는 다가구주택 매입 후 후속 작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다가구주택 건물의 경우 은행 대출 금액이 짠 편이다. 딸린 방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대출금을 떼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은행은 임대한 가구 1채에 대해 3,500만원(서울의 경우 지역마다 상이하다) 정도의 돈을 미리 떼어놓은 뒤 대출금을 산정한다. 대출금을 떼일 경우 소액임대차보호법에 의해 은행이 세입자에게 소액의 돈을 물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후 사정을 잘 알고 있던 K씨는 건물 매입 후 계약 기간이 남은 세입자가 살고 있는 방의 용도를 주택에서 업무 시설로 바꿨다. 이렇게 하면 해당 방은 주택이 아니라 새로운 전입이 불가능하다. 업무 시설로 바뀌면 기존 소액임대차보호금이 사라져 담보 가치가 올라가므로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도 올라간다. 실제 주거를 겸한 오피스텔을 사무실로 쓰는​ 경우도 허다하니 법적으로 제재 받을 사항도 아니다.

 

만약 만기 전에 전세 세입자를 내보내려 한다면 부족한 반환 보증금을 은행 대출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애초에 받은 은행 융자는 전세 보증금 9억원에 대한 대출금 성격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한 가구의 전세 세입자가 나가 전세 보증금이 9억원에서 8억원으로 줄었다. 또한 용도도 주택에서 업무 시설로 바뀌어 담보 가치가 올랐으니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K씨는 은행에서 추가로 대출 받은 1억원에 대한 이자만 조금 더 물면 그만이다.

 

이렇게 1년 정도 지나면 어떻게 될까? 강남 빌딩은 한 해에 적게는 7%, 많게는 18% 정도가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K씨가 사들인 다가구주택 건물도 마찬가지다. 재수가 없다 해도 2억~3억원은 오른다. 23억원의 가치가 25억원이 된 것이다. 1년 후 전세 보증금 반환에 필요한 추가 대출의 담보 가치도 해당 건물의 1년간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다. K씨는 이런 식으로 전세 만기가 다가올 때마다 은행 대출을 활용하면서 한 채씩 업무 시설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은행에는 업무 시설로 바뀐 건축물 대장만 보여주면 그만이다.

 

이런 식으로 2년이 지나 건물의 시세가 20% 올랐다면, 4억 6,000만~5억원 정도가 오른 셈이다. 건물 시세는​ 28억원에 달하고, K씨가 추가로 들인 현금은 제로(0)다. 다만 은행 대출금은 18억원으로 늘었다. 그런데 주택에서 업무 시설로 바뀌면서 임대 보증금은 2억~3억원 사이로, 전체 월세(임대료)도 1,200만원 정도로 늘려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때 은행 융자 18억원에 대한 이자는 현재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매달 600만원 정도다.

 

임대수익 1,200만원에서 은행 이자 600만원을 빼도 매월 600만원의 순수입이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건물의 가치도 2년 전 매입가보다 5억원이 오른 28억원이 돼 있다는 것. 부채 18억원을 빼도 내 돈 10억원이 살아 있는 셈이다. K씨의 순수 투자금 5억원은 2년 새 10억원으로 2배가 늘었고, 여기에 순수입 600만원은 덤이다. 직장인이라면 매월 부수입 600만원이 수중에 들어온다는 뜻이다.

 

서울시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가 4억원이다. 매매가는 5억원을 넘어 거의 6억원에 육박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아파트 1채, 전세 1채 값으로 강남 빌딩을 가질 수 있느냐 없느냐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왕 재테크를 시작하려 하고, 강남 빌딩처럼 확실한 물건이라면 투자금 1억~2억원으로도 자산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과감한 결단, 즉 도전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일 수밖에 없다.​

 

글쓴이 박종복

20년 경력의 미소부동산연구센터 원장으로 업계에서 ‘빌딩 박사’로 손꼽힌다. 가수 이승철, 농구선수 서장훈을 비롯한 스타들의 빌딩 매매를 담당했으며 최근 부동산 투자 노하우를 담은 책 <빌딩 박사 박종복의 나도 강남 빌딩 주인 될 수 있다>를 출간, 부동산 컨설팅에 앞장서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