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배경 질문에 “한은 중립성 존중하려는 임명권자 의지”…통화신용정책 완화 기조 유지 필요

청와대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연임한다고 밝힌 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 기자실에서 이 총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21일 열린다. 이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44년 만에 첫 연임 총재라는 영예를 얻게 된다. 그만큼 치열한 검증이 예고된 터라 한은도 청문회 전담팀(TF)을 꾸려 청문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문회를 앞두고 이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서 서울 등 일부 지역 주택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또 연임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한은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려는 임명권자 의지라는 답변을 제출했다. 더불어 한은이 우선순위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통화신용정책 완화 기조 유지를 꼽았다.

17일 이 후보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서 “최근 서울 등에서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면서도 다만 “서울 등 일부 지역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입주물량이 늘고 부동산 및 대출규제 등이 가격안정 요인으로 작용하면 오름세가 점차 꺾이리라는 뜻이다.

실제 2월 주택매매가격 전월대비 상승률은 서울이 0.9%로 전국 평균(0.2%)을 크게 웃돌았다. 비수도권은 보합이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통화정책은 거시경제 전반에 무차별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택가격 상승에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면 고용, 소비 등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고도 덧붙이면서 개입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을 연임시킨 배경을 묻는 질문에 “한은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임명권자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답했다. 특히 이 후보자는 “한은 독립성이 법적 측면뿐 아니라 관행 면에서도 강화됐다”면서 “다른 중앙은행과 견줘 봐도 중립성 보장은 뒤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후보자는 한은이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해야 할 정책 첫 번째로 통화신용정책 완화 기조 유지를 꼽았다. 뒤이어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시장 안정 도모 ▲가계부채 누증으로 인한 금융 불균형 확대에 유의하고 정부 등과 협조 강화를 들었다.

한편 한은 노동조합(노조)은 지난 2일 성명서를 내고 “현 총재의 재임기간 동안 정권 친화적인 통화정책으로 가계부채가 1500조에 육박하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편파적인 인사로 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고 비판하면서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관해 이 후보자는 “노조와의 소통 기회를 확대해 의견에 귀 기울이며 서로 상생하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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