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분간 통화, 北 비핵화 공조 지속키로…트럼프 “FTA 재협상, 한국 대표단 융통성 보여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밤(한국시간) 전화통화를 갖고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논의했다. 양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긴밀한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 통상현안과 관련해서는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35분간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는 그 어떤 상황과 조건 하에서도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면서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조성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에 미국 측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파견해 적극 지원해준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또 문 대통령은 “과거의 실패에서 비롯된 우려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말 안에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는 의향을 거듭 밝혔다”고 공개했다. 백악관 설명에 따르면 두 정상은 북한 정권 및 비핵화 이슈와 관련해 지속적이고 긴밀한 협조를 약속했다.
다만 두 정상은 통상현안과 관련해 미묘한 시각차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국내산 철강제품의 고율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해 “한미 관계가 얼마나 굳건한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줘야 할 시점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한미동맹’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 대표단이 보다 융통성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답했다. 사실상 철강 관세 부과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낸 셈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간의 상황 변화나 통상 문제 등 어느 것이든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전화해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45분간 전화통화를 하면서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한미일 세 나라 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베 총리 역시 북일 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