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측, 철강 지렛대 삼아 개정 압박 강도 높여…협상 첫날 7시간30분 마라톤 협의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이 지난 1월 3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15일(현지시간) 한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개정협상이 미국에서 개최됐다.


이날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과 마이클 비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를 수석대표로 한 양국 협상단은 워싱턴DC USTR 청사에서 한미FTA 개정을 위한 3차 협상에 착수했다.

우리 측은 미국이 오는 23일부터 수입 철강에 부과하기로 한 25% 관세 조치 관세의 부당성을 역설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은 미국이 철강 관세 부과와 한미FTA 협상을 연계하는 전략을 편 것에 따라 철강 관세 면제와 한미FTA 자체의 ‘이익 균형’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유 실장은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이어 철강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미국의 수입 규제 강화 조치는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은 자동차와 부품 관련 비관세 무역장벽 해소, 원산지 규정 강화 등 기존 문제 삼은 부분들을 개선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관세 폭탄’을 지렛대로 삼은 미국 측 압박은 지난 1, 2차 협상 때보다 한결 더 강한 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도널드 드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입 철강에 25%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협상 대상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일시적으로 면제하도록 했다. 이는 내달 초 열리는 나프타 8차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한미FTA 협상에서도 철강 관세를 고리로 한국측의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는 관측은 일찌감치 제기됐다.

이날 협상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총 7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양측은 16일 오전 다시 만나 둘째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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