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적정성 및 수익성·모기업 지원 가능성 등 고려…삼성·한화·교보·처브라이프·메트라이프도 '잠재위험군'에

새 회계기준인 IFRS17이 2021년 도입되면서 생보업계 자본적정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 사진=시사저널e
보험업계에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생명보험업계가 자본적정성 관련 리스크 관리가 불투명해졌다.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면서 자본확충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동양·KDB·ABL·흥국·현대라이프 등 5개사 의 재무안정성이 두드러지게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5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2021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인 IFRS17에 따라 생보업계가 적립해야 하는 부채 규모가 7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부채 적립 규모와 자본적정성 및 수익성,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 자체 자본관리 능력을 고려할때 보험사중에는 동양·KDB·ABL·흥국·현대라이프 등 5개 생보사가 리스크 관리에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말 시장금리 수준을 반영해 시가로 보험부채를 재평가할 경우 이들 5개 생보사가 현재 자본규모에 비해 추가 부채 적립부담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자체 자본관리 능력이 부족하거나 모기업 지원 가능성도 확실하지 않다고 봤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모기업인 안방보험이 최근 불법경영 혐의 등으로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의 직접 관리감독을 받게돼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과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물론 나이스신용평가는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부정적인 영향은 지금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다만 5개 생보사는 높은 이율을 앞세워 판매된 저축성 보험이 IFRS17 도입과 함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애물단지가 됨으로써 보험 판매 포트폴리오를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업력도 개선하는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신계약 규모가 2016년보다 53.3%나 감소했다. 현대라이프 신계약 규모도 같은 기간 39.3% 줄었다. KDB생명은 19.2% 줄었다. 반대로 동양생명은 4.9% 늘었고 ABL도 41.6% 급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고위험군 보험사에 대해서는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 변화와 자체 자본확충, 보험부채 적립 수준에 더해 영업전략과 시장지위, 지배주주 변경 가능성 등 사업과 재무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5개 생보사 외에도 잠재위험그룹으로 삼성, 한화, 교보, 처브라이프, 메트라이프 등 5개사, 중위험그룹은 농협, 신한, 미래에셋, DGB, 푸르덴셜, PCA 등 6개사, 저위험그룹은 KB를 비롯 하나, DB, IBK연금, ING, 카디프, 라이나, AIA,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9개사가 있다고 지목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자본력과 관련한 회사별 양극화가 생길 수 있다"며 "모기업의 지원, 자체 자본관리능력이 부적한 생보사일수록 이에 대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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