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세 면제 여부와 한미 FTA 3차 협상 연계 가능성 높아… 국가 예외 적용 무산되면 품목별 제외 추진, 신청·허가 과정에 시일 소요

미국의 수입 철강 관세 조치 시행을 앞두고 미국과 한국의 국가 면제 협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철강 산업의 운명을 좌우할 협상이지만 낙관적으로 전망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 사진=뉴스1

미국의 수입 철강 관세 조치 시행을 앞두고 미국과 한국의 국가 면제 협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철강 산업의 운명을 좌우할 협상이지만 낙관적으로 전망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수입 철강 관세 조치에 서명하면서 효력 발생 시기를 오는 23일로 설정했다. 23일 이전까지는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국가에 따라서는 이번 조치에서 면제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 시점까지 이번 관세 조치에서 제외된 국가는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 등이다.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한국 역시 이번 조치 적용 국가에서 제외되기 위해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 측은 어느 국가에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다.

 

철강업계에서는 미국의 기존 계획대로 한국 철강 제품에 25%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에 수출하는 업체들은 사실상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당초 예상되던 모든 국가에 고율의 관세 적용이 아니라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 등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지난해 미국 시장 철강 수출 1위 국가다. 멕시코는 4위에 꼽힌다. 따라서 캐나다와 멕시코산 철강 제품은 추가 관세 없이 거래되는 가운데 한국산에 25% 추가 관세가 적용될 경우 가격 경쟁이 어렵다.

 

우리 정부 역시 철강 업계의 우려감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으로 보내 협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은 여전히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늘부터 진행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과 철강 관세 국가 면제 협상이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관세 제외 국가를 결정하는 협상 상대방인 미국무역대표부(USTR)이 FTA 협상에서도 상대방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두 협상이 상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의 관세 면제 여부와 한미 FTA 재협상의 영향을 함께 검토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한국 정부는 철강 관세의 국가 예외 적용이 무산될 경우 개별 수출 상품을 중심으로 품목별 제외를 적용받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부분에서는 한국 철강업체들과 미국 수입업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사실상 미국으로의 수출은 막히게 된다품목별 제외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이 역시도 신청과 허가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해서 당장 뾰족한 수가 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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