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이어 동원·풀무원도 가격 인상 가세…서민 물가 비상

# 서울지역 대학가에서 자취하는 이재민씨(27)는 이제 집에서 밥 먹기가 부담스럽다. 돈을 아끼기 위해 외식보다는 집에서 간단히 차려먹는 것을 선호했지만, 이제 이마저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즉석밥 가격도 오른데다 햄, 어묵 가격도 오르게 되면서 집밥이 더이상 가성비 좋은 선택이 아닌 게 됐다. 이 씨는 “학교 학식은 여전히 2200원인데, 학교 밖에서 한 끼를 해결하려고 하면 5000원을 훌쩍 넘어버리니 이제는 무엇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과제”라고 토로했다.

간편 상차림 주인공이었던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사조대림이 이달 초 즉석밥, 어묵 등 가격을 올린데 더해 동원F&B 역시 다음달부터 어묵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풀무원도 만두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식품업체 한 곳이 올리면 여타 업체들도 줄줄이 올리는 탓에 아직 가격 인상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다른 업체들까지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고객이 즉석밥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 /사진=뉴스1

14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다음달부터 어묵 제품 7종의 가격을 오른다. 구체적인 가격 인상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5~1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F&B는 2013년 이후 지금껏 어묵가격을 동결해왔지만 최근 5년간 원재료인 연육 가격이 올라 불가피하게 제품값을 올리게 됐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풀무원도 가격 인상을 고심 중이다. 풀무원은 현재 만두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나 아직 시기나 인상률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제품의 중량을 줄이는 방식을 택하는 업체도 나왔다. 만두업계 2위 해태는 고향만두 제품 25종의 중량을 약 8% 줄였다.

생수 가격도 올랐다. 농심은 지난 1월부터 백산수 가격을 7.8% 올렸다. 농심 관계자는 “2014년 백산수 출고가격을 인하했는데 물류비용 부담이 그간 누적됐다”면서 “이 때문에 당시 인하했던 가격을 이번에 일부 환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카콜라음료는 지난달 1일부터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4.8% 인상했다. 코카콜라는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그동안 원부재료비 상승에 대한 지속적인 원가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 및 유통 비용, 물류 비용 등 증가 추세로 원가부담이 더욱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 가격은 한 업체가 올리면 다른 업체도 올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원재료 가격 인상 등 대내외적 환경이 비슷하다보니 인상 역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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