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검찰 출석에 “사건 전모 밝혀지길”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방조 등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4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을 해 보라는 재판부의 말에 “제 잘못으로 인해 이렇게 구속돼 법정에 서게 된 것이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저는 제 죄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을 것이며 남은 인생동안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면서 “평생을 바르게 살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는데 국민여러분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것과 관련해서도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나왔다고 들었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는 수차례 “사죄드릴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거듭 죄송함을 전한다”며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으로부터 각각 2억원씩 총 4억원의 특활비를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를 받는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 특활비 상납을 요구했고, 김 전 기획관이 받았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을 기소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명시한 바 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동문이자 ‘집사’로 불릴 만큼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재산과 집안 대소사를 40년 넘게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통령의 재산을 이 전 대통령 본인보다 더 잘 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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