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화이트데이 마케팅도 성과 부진…상인들 "판매 예전같지 않다" 푸념

사진=뉴스1

‘화이트 데이’를 맞아 유통업계가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원했던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 울상이다. 최근 물가 인상 기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쇼핑몰은 화이트데이 대목을 맞아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몰 김포공항은 화이트데이를 맞아 14일까지 2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화이트데이 상품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역시 사탕을 포함한 초콜릿·디저트 브랜드 30여 개가 참여하는 기획전을 열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도 화이트데이를 맞아 브랜드 특가상품과 타입별 선물 등을 선별해 기획전을 열었다. 이번 행사에서 일부 제품의 경우 최대 15%까지 중복 할인 받을 수 있는 스페셜 쿠폰도 증정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화이트데이 시즌을 맞아 ‘데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성과는 예전만 못하다. 매출 신장률이 매해 떨어지고 있다. 실제 G마켓의 최근 2주간(2월 27일~3월12일) 초콜릿‧사탕(캔디) 제품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초콜릿은 6% 증가했지만 사탕은 5% 감소했다.

특히 초콜릿의 경우 2016년 매출신장률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해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최근 2년간 10% 아래로 뚝 떨어져 ‘데이 마케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표=조현경 디자이너


‘밸런타인 데이’, ‘빼빼로 데이’ 등 ‘데이 마케팅’은 그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유통업계의 대목 중 대목으로 자리 잡았다. 빼빼로를 생산하는 롯데제과의 경우 연간 빼빼로 매출액 중 절반 이상이 데이(11월11일) 기념일 직전 몇 주간에 걸쳐 발생할 정도.

이번 ‘화이트 데이’ 판매 부진을 놓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기업들의 상술에 지치고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직장인 박아무개씨는 “회사에서 밸런타인데이 때도 안주고 화이티데이 때도 굳이 안 받는다고 직원들과 합의했다. 우리 회사의 경우 대부분의 직원들이 굳이 선물을 주고 받아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치솟는 물가 인상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초 최저임금 인상과 동시에 외식, 생활용품, 식료품 등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그 여파가 ‘데이 마케팅’에 미쳤다는 것이다.

이는 가계 소비지출 총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엥겔지수’로 어느 정도 가늠해 볼수 있다. 엥겔지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식료품비 외에 별다른 소비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데 지난해 1~3분기 엥겔지수는 2000년(13.9%)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13.8%를 기록했다. 최근 식료품비 인상으로 이 수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쉽게 말하면 소비자들이 생활에 필요한 물품 외에 소비를 안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통계가 확실히 잡히진 않았지만 사실 밸런타인데이때도 매출이 쉽게 오르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다. 최근 물가 인상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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