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당 입당…민주당 "배현진, 방송장악의 몸통" 강력 비판
배현진 전 MBC 앵커가 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배현진 전 앵커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 나와 “제가 몸담았던 MBC를 포함해 공영방송이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그래서 깊은 고심 끝에 지난 10년간 제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MBC를 떠나서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입당 동기를 설명했다.
배 전 앵커는 “지난 2012년 민주노총이 주도하던 언론노조 파업 참여 100일 만에 파업 불참과 노조 탈퇴를 선언한 이후 각종 음해와 공격을 계속적으로 받아왔다”며 “약 3개월 전엔 정식 인사 통지도 받지 못한채로 8년 가까이 진행해오돈 뉴스에서 쫓겨나듯이 하차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저는 모든 업무에서 배제된 채로 회사 모처의 조명기구 창고에서 업무발령을 기다리며 대기상태로 지내왔다”고 근황을 설명한 뒤 “저와 마찬가지로 파업을 반대했던 동료 언론인들은 세상이 잘 알지 못하는 부당한 일들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며 “MBC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배 앵커는 “저는 이런 현상이 비단 저희 방송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을 했고 대한민국을 일궈온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가치, 자유라는 가치가 지금 파탄 위기에 놓여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과 우려를 느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에 입당한 배 전 앵커에 대해 “방송장악의 몸통이자 공정성 훼손의 표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범계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참 기자들은 거리에 내몰리고 처세술의 달인만 득세했던 MBC의 역사를 모르지 않는다”며 “관제방송으로 전락했던 과거 MBC 한가운데에 배현진 전 앵커가 우뚝 솟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현진 전 앵커는 이제라도 부끄러움을 안다면 국정농단의 본진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배 전 앵커의 입당 환영식 발언 전문.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배현진입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 카메라 앞에 선지도 오랜만이고 제가 이 자리에 앉아있는 이순간 만감이 교차합니다. 지난 10년간 MBC에서 일하면서 제 소명은 방송이라고 생각했고 항상 뉴스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왔습니다. 그리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게 개인생활이란게 있었을까 싶었을 정도로 저는 뉴스를 하는 걸 사랑했고 굉장히 매진해왔던 것 같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제가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고 있던 지난 2012년 민주노총이 주도하던 대규모 언론노조 파업 당시 뉴스데스크 앵커였던 저는 노조가 주장하던 파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파업 참여 100일 만에 파업 불참과 노조 탈퇴를 전격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연차가 어린 여성 앵커가 이런 결단을 내린 것은 아마도 제가 알기로는 창사이래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후 저는 인격적으로 모욕감을 느낄 만한 각종 음해와 공격을 계속적으로 받아오고 있고 약 3개월전엔 정식 인사통지도 받지 못한 채로 8년 가까이 진행해오던 뉴스에서 쫓겨나듯이 하차해야 했습니다. 시청자들께 마땅히 올렸어야 할 마지막 인사조차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 저는 모든 업무에서 배제된 채로 회사 모처의 조명기구 창고에서 업무발령을 기다리며 대기 상태로 지내왔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간의 큰 책무를 내려놓고 개인의 삶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저와 마찬가지로 파업을 반대했던 동료 언론인들은 세상이 잘 알지 못하는 부당한 일들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애석한 일이지요. MBC 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습니다. 저는 이런 현상이 비단 저희 방송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을 했고 대한민국을 일궈온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가치 이를테면 저희가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이럴 때 말하는 자유라는 가치가 지금 파탄 위기에 놓여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과 우려를 느꼈습니다. 아마 국민여러분도 실상을 좀 더 보신다면 공감을 느끼실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몸담았던 MBC를 포함하여 공영방송이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깊은 고심 끝에 지난 10년간 제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MBC를 떠나서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대로 정치란 영역은 제게 몹시 생소한 분야고 기대보다는 아직 긴장과 두려움이 큰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앞서 말씀드린 자유의 가치를 바탕으로 MBC가 바로 설 수 있고 또 방송 본연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각오로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다해나가겠습니다. 본인의 소신을 따른 대가로 사회에서 불이익과 차별을 받는 그런일은 앞으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제가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지켜봐 주시고 계속해서 응원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