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전문가 “조건부 비핵화 北·무조건 비핵화 美 사이 접점 찾아야”

북미대화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6일 대북특별사절대표단 수석대표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 협의를 위한 북미대화 용의를 밝혔다. 이는 미국이 내건 대화 조건을 충족한다는 분석이다. / 사진=연합뉴스, 디자인=조현경 시사저널e 디자이너

북미대화 가능성이 커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 협의를 위한 북미대화 용의를 밝혔다. 이는 미국이 내건 대화 조건을 충족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북미대화가 열리면 실제적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입장 조율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시기적으로는 남북정상회담이 북미대화보다 먼저 열려야 한국의 입장이 배제되지 않는다고도 조언했다.

정의용 대북특별사절대표단 수석대표(청와대 국가안보실장)는 지난 6일 “북측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북측은 비핵화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 

 

대북특사단은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이 없을 것임을 명백히 했다고 밝혔다. 남북이 4월말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도 전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러한 북한의 입장 표명으로 북미대화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이 내건 대화의 조건인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핵실험 모라토리엄(중지)을 한다고 했다”며 “이는 미국이 대화에 나오지 않을 명분을 찾기 어려운 조건이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진일보한 남북 양측의 대화 결과에 백악관도 화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가능성 있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수년 만에 처음으로 진지한 노력이 모든 관련 당사자들에 의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대화 무드가 무르익곤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한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북미대화가 열리면 실제적인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입장 조율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문인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언제든지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며 “북측은 대화 자체가 목적으로 보인다. 비핵화 의지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문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대화를 하게 되면 북한은 구체적으로 비핵화를 위한 어떤 조치들을 취할지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북측은 미국에 어떤 보상을 제안할 것이다. 이에 준해서 북한은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 시 정책이나 체제 위협하지 않는 조건부 비핵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조건 없는 비핵화 입장이다”며 “북미대화에서 북한의 실제적 비핵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이러한 북미 간 입장 차이가 조정 돼야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북한은 핵을 완전 보유했다고 선언했기에 과거와는 협상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며 “북측은 현재까지 개발한 핵을 인정받고, 미래의 핵은 동결 받는다는 입장일 수 있다. 미국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가 대화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기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이 북미대화보다 먼저 열려야 한국의 역할이 배제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문인철 선임연구원은 “현재 문재인 정부가 북미 간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시기적으로 북미대화보다 먼저 열려야 우리의 입장이 배제되지 않는다. 또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통해 미국에게 북미대화를 설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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