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의료진 확충으로 체계 개선해야”

“중소병원의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중소병원 수는 많지만 인력은 부족한 점, 예방 가능한 사망이 많고 의료 서비스 질이 낮은 점,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되는 점 등이다.”

6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의원 주최로 ‘중소병원 의료 서비스 질, 이대로 좋은가’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에 나선 임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세종병원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가 의료체계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중소병원의 의료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토론회에선 중소병원의 각종 문제와 해결방안이 논의됐다. 시설 미비, 의료진 부족 등 세종병원이 지녔던 문제들이 곧 중소병원들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중소병원 의료체계를 개혁하기 위해선 ▲의료진 확충 ▲의료 서비스 질 관리 강화 ▲중소병원 공급 구조 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중소병원 의료 인력 확충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임 교수는 발제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인구 1천명 당 의사, 간호사 수가 매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도 “중소병원, 지방병원의 경우 의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로 인해 의료 사각지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 확충 방안으로는 간호사 인력 확충이 주로 거론됐다. 윤석준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는 “간호사 수 늘리기가 중소병원 의료서비스 개선 방향의 초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간호 인력이 부족한 중소병원에선 환자에게 신체보호대 등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 관련 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 서비스 질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화 방안으로는 지방 정부의 역할 강화, 건강보험공단의 검토 강화 등이 제시됐다. 윤 교수는 “의료서비스 질 관리 체계 미흡이 세종병원 사태를 일으켰다”며 “관리 주체를 지방분권화해 보건소, 지방 정부가 중소병원에 대해 세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덕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보험급여연구실장은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기관평가인증원 등 관련 기관들이 협력해 의료 서비스 질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병원 공급 구조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윤 실장은 중소병원 공급 구조 개혁을 재차 강조했다. 윤 실장은 “병상 총량 관리, 중소병원의 무분별한 신규 진입 억제, 기준 미달 의료기관 퇴출 등으로 공급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역시 중소병원의 공급 구조 개선을 언급하며 개선 방안으로 병원비 지불제도 개편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성과와 연계 없는 원가 중심 지불 제도를 고집하기 때문에 중소병원이 늘어난다. 성과 중심의 지불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국회는 중소병원 의료체계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측 대표로 참석한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정부는 현재 간호 인력 확충, 간호사 처우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과장은 “정부는 2월 5일부터 4월 중순까지 화재 위험이 높은 중소병원들을 전수조사하고 있으며,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한 범정부적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가능한 상반기 내에 종합 대책 마련할 계획”이라 전했다. 또 정 과장은 “주요 방안으로는 중소병원 시설별 건축 설계 마련, 화재 안전훈련 마련 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윤 의원은 “밀양 세종병원 사태는 스프링클러 등 중소병원 시설에 관한 문제, 중소병원의 낮은 의료서비스 질 문제를 보여줬다”라며 “제안해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 개선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