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코노미 시장, 올해 6조원대로 성장 전망…매장 상주 컨설턴트 등 ‘전문·프리미엄화’

# 올해로 3년째 반려견 웰시코기를 키우고 있는 윤혜민(27세)씨는 ‘대빵이’를 위해서라면 다소 비싸더라도 좋은 사료와 간식을 사주려고 노력한다. 윤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대형마트 펫 전문관에서 돼지코, 오리목뼈, 고구마말랭이 등 대빵이를 위한 간식을 구매한다. 한 달 동안 대빵이에게 들어가는 식비만 30만원 돈이다. 1회 쇼핑 비용만 10만원을 훌쩍 넘긴다. 윤씨는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전문숍에는 유기농이나 무항상제 제품이 다양해서 자주 찾는다. 내가 먹는 것보다 대빵이 먹이는 걸 더 따진다”고 말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고급화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한 데 따라 펫코노미(Pet+Economy), 펫팸족(Pet+Family)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이를 겨냥해 홍삼, 무항생제 간식 등 반려동물 프리미엄 간식 역시 늘고 있다. 전문가 여럿이 상주하며 반려동물의 건강, 미용 등을 케어해주는 전문숍도 생겨나고 있다. 전문숍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들도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2조3000만원대를 기록했다. 5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반려동물 시장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0년까지는 6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야말로 반려동물 전성시대인 것이다.
 

6일 기자가 찾은 이마트 몰리스에 반려동물 관련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박견혜 기자

특히 최근 보이는 반려동물 시장의 키워드는 ‘프리미엄’이다. 사료·간식도 대충 파는 법이 없다. 실제 2010년부터 ‘국내 최초의 애완 토탈 솔루션 전문점’을 목표로 출발한 이마트 몰리스펫샵에는 흑미고구마스낵, 네츄럴 블루베리 스낵, 고구마 오리말이, 미니 칼슘 닭갈비, 고구마 치킨말이, 오리날개, 송아지 힘줄, 송아지 꼬리 등 모든 종류와 범위를 헤아리기 힘들 만큼의 다양한 간식들이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위아래다. 9900원, 1만500원, 1만2000원, 1만5000원 등 사람이 먹는 육포(6000원대)보다 비싼 제품이 다수였다.

대형마트 정육코너에서나 볼 수 있는 생고기도 정갈하게 포장돼 판매되고 있다. 오리안심, 오리목뼈, 닭안심, 양부채뼈 등은 모두 생육이다. 1.2㎏ 중량에 가격대는 7000원부터 2만5000원까지 다양하다. 사료라고 다 같은 사료도 아니다. 말티즈· 푸들· 시츄· 슈나우즈· 포메라이언· 코커스파니엘 등 견종에 따라 나뉘기도 하고, 강아지용·성견용· 노견용으로 개의 나이에 따라 나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해 8월 대표이사 직속 펫 비즈 프로젝트팀을 신설해 반려동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1월 강남점에 오픈한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스토어 집사(ZIPSA)는 프로젝트팀의 첫 번째 결실이다. 집사에선 사료 100여종, 간식 500여종, 관련 용품 및 서적 100여종 등 700여종에 달하는 반려동물 관련 용품을 판매한다.

물건뿐 아니라 반려동물 관련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매장에는 전문 교육을 받은 펫 컨설턴트 4명이 상주하면서 반려동물의 종류, 생애주기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피부 알레르기에 좋은 영양제와 샴푸, 관절에 좋은 간식 등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유명 동물병원 원장이 주 1회 방문해 반려동물 의료 및 영양학 관련 상담도 진행한다. 한 마디로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셈이다.

편의점도 변화한다. 편의점 씨유(CU)는 전용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인 하울고를 출시했다. 특히 반려동물 용품 수요가 높은 지역 100곳을 선정해 시리우스, 더 리얼, 아침애 등 프리미엄 애견 브랜드 상품으로 구성한 반려동물 용품 존(Zone)까지 만들었다.

실제 관련 상품 매출 크게 늘었다. 씨유가 지난 3년간 반려동물 용품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2015년 30.3%에서 2016년 53.9%로 오른 데 이어 이어 지난해에는 55.4%의 신장률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포화된 유통시장에서 펫 관련 산업은 키즈 산업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아직 개척되지 않은 서비스 분야가 많고, 시장 성장 가능성도 큰 만큼 더 다양한 서비스나 전문샵이 나올 것이다. 관련 산업 선진국인 일본 따라잡기만 해도 바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중소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분야기 때문에 동반성장을 도모할 수 있단 점도 장점”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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