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외이사·공적자금관리위원장 겸임에 부담감
주주제안을 통해 포스코 최초의 사외이사로 추천을 받은 박경서 고려대 교수가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5일 포스코는 공시를 통해 "박경서 교수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외이사 후보직에서 사퇴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의 퇴진으로 포스코의 첫 주주제안 사외이사 선출은 사실상 무산됐다. 주주제안 제도는 0.5% 이상의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 주주총회 등에 의안을 직접 제출하는 것으로 주주가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한다는데 의미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박 교수는 APG(네덜란드 연기금 자산운용), 로베코(로테르담투자컨소시엄) 등 해외 기관투자가등의 추천을 받았다. 이에 포스코는 투명 경영을 강화하고 주주 권익을 제고한다는 차원에서 주주제안을 수용했고, 지난달 13일 이사회에서 박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했다.
박 교수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장,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 등을 지낸 지배구조 및 재무·금융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다만 현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 사외이사를 겸임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박경서 교수의 후보 사퇴에도 사외이사 정족수에는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후임 선임 절차는 당분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