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가격 인상 가능성 높아…“한국 업체들 경쟁력 보존해 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대해 일괄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철강 관세 부과를 상수로 놓고 봐야한다는 전망이 부각되고 있다 / 사진=뉴스1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부과안에 대통령 서명 만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철강 관세 부과를 상수로 놓고 봐야 한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모든 국가가 미국에서 관세 적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전반적인 철강 업황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대해 일괄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주 중으로 행정명령에 최종 서명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특정국가만 제외할 가능성은 없다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는 (관세 부과는) 어떤 면제국도 없다”며 “특정 국가를 제외하게 되면 다른 나라도 면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특정국가만 관세 부과에서 제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종결정은 대통령이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특정국가의 면제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국내 철강업계는 일단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특정 국가만 관세를 부담하고 경쟁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관세를 부담할 경우 미국 철강업체를 제외하고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관세부과로 철강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경우 관세 부담이 없는 미국 철강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며 “그러나 수입 업체들은 모두 관세를 부과받기 때문에 한국 철강업체들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 관세부과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글로벌 철강 가격은 일단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조치로 미국 철강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철강업 전방산업에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다시 글로벌 철강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로 이어진다는 진단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 미국 부시 대통령이 수입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했지만 철강 가격 상승으로 20개월 만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며 “이번 보호 무역조치도 미국 업체들은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 한국 철강업체들의 수출 가격 경쟁력을 보존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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