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세탁가준 매출 중 31.4% 차지…올해 100만대 판매 전망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가사 노동시간이 점차 줄어듦에 따라 스타일러와 건조기 등 가전의 인기가 늘고있다. 보조 가전으로 여겨지던 의류 관리기인 스타일러와 건조기가 필수가전 반열에 올르게 된 것이다. 게다가 봄철 황사를 앞두고 있어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국내 유통업계가 이들 가전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스타일러·건조기 인기는 지난해부터 가시화했다. 국내 건조기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5만대에서 지난해 60만대 수준까지 성장했다. 올해에는 1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야말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자료=이마트,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5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일러와 건조기는 세탁기를 포함한 전체 세탁가전 매출 중 31.4%를 차지하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올 1~2월 매출 비중은 14.6%p 증가한 46%까지 올랐다. 특히 지난 2월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0% 증가했다. 업계서는 이 두 가지 가전이 15%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세탁기 매출을 올해 안에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조기 시장 점유율의 70%를 LG전자가 차지하고 있다. 스타일러 역시 LG전자가 선점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이다. 실제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액 19조2261억원, 영업이익 1조4890억원, 영업이익률 7.7%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처럼 스타일러 시장이 점차 커지자 삼성전자도 유사한 의류관리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일러와 건조기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원인은 점점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황사의 영향이 크다. 미세먼지, 황사로 인해 빨래도 안심하고 널어 놀 수 없게 되자 건조기를 이용하는 가구가 늘어났으며, 야외활동 시 입었던 의류에 붙어있는 오염물질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스타일러 구매도 늘어난 것이다.

 

또 스타일러·건조기는 세탁에 소비되는 시간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맞벌이 등 가사노동 시간이 부족한 가구에 적합해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타일러 이용 시 세탁을 해야하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건조기를 사용할 경우 보통 하루정도 걸리는 빨래 건조 시간이 2시간 가량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최근 2018년 신형 트롬 스타일러를 구입한 박신영씨(38)는 “구매의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었다”면서 “스타일러에 넣는다고 해서 옷이 완벽하게 다려지는 건 아니지만 맞벌이, 육아로 시간이 없다보니 옷 다리고 털어내고 하는 시간조차 아까워서 스타일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씨는 꼬박 열흘을 기다린 끝에 스타일러를 받아볼 수 있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족의 증가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건조기가 빨래 건조는 물론 세탁물에 붙어있는 반려동물 털을 털어내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펫족들의 수요도 늘어난 것이다.

 

박혜리 이마트 가전바이어는 “환경적인 요인은 물론 제조업체 기술 발달로 전기세 부담이 줄어든 것도 스타일러, 건조기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다”면서 “최근에는 신혼부부 머스트해브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어 향후 젊은 층의 수요가 더욱 늘어나 고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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