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경제팀과 공조에도 균열 없어…靑 "통화정책 전문가로 내부 신망 두터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 역사상 세 번째로 연임에 성공했다. / 사진=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예상을 깨고 연임이 결정됐다. 한국은행 총재 연임은 한국은행 창립 이후 세 번째다. 이 총재가 가파르게 변화하는 주요국 통화정책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해온데다 문재인 정부와 합이 잘 맞았다는 점이 연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 총재를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가 인사 청문회 이후 연임하면 지난 1974년 연임이 결정된 김성환 전 총재 이후 44년 만에 첫 연임 사례가 된다.

◇ 연임 성공한 이주열 총재···한은, 역사상 세번째

이주열 총재가 관련 업계 예상을 깨고 연임에 성공했다. 이 총재는 2014년 4월10일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돼 이달 31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다.

당초 금융업계에서는 연임보다는 한국은행 외부 인사가 등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총재 자리에 내·외부 출신이 번갈아 맡은 전례가 있었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이 총재를 새 통화위원장에 지명하면서 무성했던 하마평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한국은행 총재 연임은 68년 한국은행 역사상 세 번째 있는 일이다. 김유택 전 총재(1951년 12월18일~1956년 12월12일)와 김성환 전 총재(1970년 5월2일~1978년 5월1일)가 두 차례 한국은행 총재를 지냈다.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을 맡기 시작한 시점이 1998년 이후인 점을 감안하면 현 한국은행 체제에서 총재 연임은 사실상 처음인 셈이다.

이로써 이 총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게 되면 앞으로 4년 더 한은을 이끌게 된다.

◇ ‘안정적 통화 정책’, '현정부와의 공조', ‘중립성과 자율성 보장’ 등이 연임 배경

이 총재 연임 배경에는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펼쳐 왔다는데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는 등 가파른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선 다른 인사보다는 통화신용정책 전문가인 이 총재가 연속적인 선상에서 이끌어가는 게 안정적이라는 평이다.

김 대변인은 “이 총재는 1977년 한은에 입행해 조사국장, 부총재 등을 거쳐 2014년 현 한은 총재까지 39년 간 한국은행을 이끌었다”며 “통화신용정책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재임기간 동안 한 ·중, 한 ·캐나다, 한 ·스위스 통화스와프 체결 등 국제금융 분야의 감각과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며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관해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지니고 있고 조직 내부 신망도 높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공조가 잘 됐던 점도 높게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와 김 부총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각각 한국은행 부총재와 청와대 비서관으로 손발을 맞추면서 인연을 쌓았다. 특히 지난해 주요국 통화 스와프 체결 과정에서 긴밀한 공조가 이뤄졌다. 이 총재와 김 부총리는 공식적으로 4번 회동할 정도로 소통이 잘 됐다는 평이다.

청와대는 한국은행 중립성과 자율성 보장 측면에서도 이 총재가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 총재의 연임은 한은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며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나라들에서는 중앙은행 총재가 오래 재임하면서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펼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강원 원주 출신으로 원주 대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은행 정책기획국장과 부총재보, 부총재 등을 거쳐 2014년 한국은행 총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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