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흥행에 실적 홈런 친 JYP, 빅뱅은 사업다각화 비용 직격탄…시총에서도 격차

트와이스가 지난 2월 14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가온차트 뮤직 어워즈’에 참석해 디지털 음원부문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사진=뉴스1

JYP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의 희비가 갈렸다. JYP는 지난해 내내 이어진 걸그룹 트와이스(TWICE)의 흥행으로 실적에서도 홈런을 쳤다. YG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업다각화에 따른 비용증가 탓이 컸다. 두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이 같은 양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 공시에 따르면, JYP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22억원, 195억원으로 잠정집계 됐다. 1년 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38.8%, 4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2%가 늘었다. 이와 관련해 JYP 측은 공시를 통해 “신규 아티스트의 음원 및 음반 판매량 증가”를 첫 번째 동력으로 꼽았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보자. 지난해 3월 7일 JYP는 금융당국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28.9%, 163.1% 늘었다는 공시를 한 바 있다. 당시에도 JYP는 정확히 “신규 아티스트의 음원 및 음반 판매량 증가”라는 표현을 손익구조 변동 주요원인란에 적어뒀다. 재차 언급된 이 신규 아티스트가 트와이스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 트와이스의 2번째 일본 싱글 초동 판매량은 한국 아이돌 기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5월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회당 3만명 추정) 2회는 기존 예상치인 ‘늦어도 2020년 돔 투어’를 약 1년 정도 앞당기는 수준”이라면서 “JYP의 가장 큰 콘서트 규모는 2016년 약 55만 명이었지만, 올해부터 약 69만명(추정)으로 경신하고 최소 2020년까지 매년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G는 금융당국에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498억원, 252억원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공시했다. 특히 수익성이 급감한 게 뼈아팠다. 매출이 8.7%가 늘어나는 동안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1%, 15.5% 역성장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밑돈 ‘어닝쇼크’ 수준으로 나타난 탓이라고 보고 있다.

유성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JTBC에서 방영된 예능) ‘믹스나인’등 제작비용 약 80억원이 4분기에 일시 반영돼 비용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의 부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자회사 YG PLUS도 지난해 1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다만 유 연구원은 “국내 유통망 정리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면서 “올해는 매출 증가와 영업손실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YG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기업의 핵심 캐시카우(cash cow)라 할 수 있는 빅뱅이 군에 입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지드래곤은 지난달 27일 입대했고 태양은 이달 12일에 입대한다. YG는 이에 대비해 방송제작 돌입과 외식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는데, 아직까지는 신통치 않은 결과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반면 JYP는 트와이스 인기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재차 영업익 신기록을 경신할 공산이 크다.

시장도 이런 분위기를 읽은 모습이다. 지난 1월 JYP는 시가총액에서 사상 처음으로 YG를 제쳤다. JYP의 주가가 1년 간 200% 이상 오른 덕분이다.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2일 장 마감 기준 JYP 시가총액은 6059억원으로 코스닥 76위다. 같은 기간 YG는 시가총액 4956억원으로 코스닥 100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기업 간 격차가 점점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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