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많은 모기업 배불리기' 비판 높아…신한카드, 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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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여러 악재로 인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대주주인 모기업에 대한 실적 배당은 올해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카드 6개사의 배당금액은 총 1조118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별 배당총액은 신한카드가 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1800억원), 삼성카드(1644억원), 비씨카드(959억원), 현대카드(568억원), 롯데카드(216억원) 등의 순이었다.

올해 배당금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4000억원 상당의 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2000억원 가량이 증가했다. 롯데카드도 지난해와 비교해 30억원 가량 배당금을 확대했다.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현대카드의 경우, 올해 568억원의 배당을 진행할 계획이다. 반면 KB국민, 비씨, 삼성카드 등은 전년보다 배당 규모를 줄이거나 유지했다.

이번 배당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최근 카드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과한 배당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순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아직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에 이미 267억원 상당의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카드사들의 지분 대부분은 모회사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소액 주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기 보다는 지주사나 모회사가 대부분의 이익을 챙기게 되는 셈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분 100%를 각각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보유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쇼핑이 지분 93.8%를, 삼성카드는 삼성생명이 지분 71.8%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의 고배당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노조는 회사의 고배당 정책에 대해 강한 비판을 가한바 있다. 당시 노조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2007년 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2015년까지 9년간 총 6조1511억원의 현금배당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에는 당기순이익 6948억원보다 훨씬 많은 9000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 역시 순이익이 2015년 3345억원에서 지난 2016년 3171억원으로 줄었음에도 불구, 배당액은 2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25%나 늘린 바 있다.

문제는 올해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를 예고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는 곧 수익악화로 직결된다. 향후에도 고배당이 계속될 경우, 내부 직원들의 반발 또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실적 악화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일부 카드사들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모기업에 대한 고배당이 좋게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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