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로 가입자 편의 제고·보험사기 방지 효과…의료기관과 협력체제 적극 추진

보험업계가 블록체인, 모바일 앱 연동 기술을 도입해 실손보험금의 청구, 지급 절차를 단축시키기에 나섰다. / 사진=셔터스톡
보험업계가 블록체인, 모바일 앱 연동 기술을 도입해 실손보험금의 청구, 지급 절차 간소화에 나섰다. 복잡한 보험금 청구 절차를 개선해 소비자 편의를 높이고 보험사기를 방지하려는 의도다. 서비스 확대 운영을 위해 의료기관과의 제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실손보험금 청구는 절차가 복잡해 불편을 호소하는 가입자들이 많다.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받으려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뒤 보험금 청구서, 진료비·약제비 영수증 등 서류를 챙겨 보험사에 팩스로 보내야 했다.

직장인 김모(여·48)씨는 “매달 내는 실손보험금도 많은데 절차가 복잡해 마땅히 받아야 할 보험금을 못 받는 기분이다”며 “2~3만원 정도의 진료비가 나오면 청구를 미루다가 몇 달이 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보험연구원이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험 관련 소비자 불만 경험 중 보험금청구 및 지급절차와 관련된 불만 경험이 71.5%로 가장 많았다. 또 이 조사에서 1만원 이하 외래진료비에 대한 미청구 건수 비율이 51.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를 미루다가 청구기간이 만기돼 보험금을 지급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이에 보험업계는 첨단 기술을 도입해 보험금 청구, 지급 절차 간소화에 나서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모바일 앱만으로도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몬헬스케어 및 연세세브란스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가입자들은 모바일 앱 'My 세브란스'를 이용해 진료를 받은 후 앱에서 동의 버튼 한 번으로 간단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다음 달중 도입된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별도의 보험금 청구 절차가 필요 없는 시스템을 시범운영 중이다. 의료기관, 보험사, 보험 가입자 간 구축된 블록체인 통합인증망이 핵심기술이다.

보험 가입자는 보험금을 팩스로 청구하지 않아도 병원비 수납내역, 보험사의 보험계약 정보만으로 보험금을 자동으로 지급받는다. 교보생명에선 지난해 12월부터 3개 병원과 교보생명 직원관계자 200명을 대상으로 보험금 30만원 한도 내에서 서비스를 시험운영 중이다.

이 같은 기술은 보험사 차원에서도 투명한 서류·자료 관리가 가능해짐으로써 보험사기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험사들이 소비자 편의를 위해 스마트폰으로 찍은 증빙 문서 사진이나 팩스를 통해 보험금 청구를 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위·변조가 용이해 중복 청구나 보험사기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기관이 가입자의 의료기록을 환자 동의 없이 보험사로 보낸다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나, 이번 기술은 환자가 모바일 앱 등을 통해 동의절차를 밟도록 해 의료법 위반 소지를 차단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람들의 만족도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며 “이런 시스템을 확대 운영하기 위해선 의료계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올해 상반기안으로 10개 병원과 보험 계약자 전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