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전문가들 “탐색적 대화 가능. 탐색 대화에 조건 달지 말아야”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함께 앉아 있다. / 사진=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3월 이후 북미 대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4월 예정된 한미군사 훈련 이전에 북미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북미가 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북미 대화 계기를 이끌어냈다. 평창올림픽 이전에는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으로 북미 간 설전과 대북 제재 조치가 이어졌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북한은 북미 대화 용의를 밝혔다. 미국도 북한과 비핵화를 위한 이른바 탐색적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가 성사되기 위해선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3월 이후 한국 정부와 북한, 미국이 북미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대북관계 전문가들은 북미 서로가 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28일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는 북미 양국이 서로 원하는 것을 함께 해결하려는 자세에서 시작한다”며 “북한은 미국이 위협으로 느끼는 핵미사일 실험 중지 등 모라토리움을 선언해야 한다. 미국도 북한이 위협으로 느끼는 한미 군사훈련에서 전략자산을 동원하지 않는 실용적 한미 군사훈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과 대화는 상호 존중의 자세에서 시작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양 교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적절한 조건이 이뤄져야 북미 대화가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탐색적 대화는 어떤 조건을 붙여선 안 된다”며 “협상은 강자가 약자를 포용할 때 원활하게 진행 된다”고 말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전임연구원은 “탐색적 대화는 현재 북미가 대화 용의를 밝힌 만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본 대화다. 한미 군사 훈련과 이에 따른 북한 미사일 실험이 어느 정도 선에서 이뤄지는 지가 중요하다. 또 이를 서로가 얼마나 용인할 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도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한 문제 세미나에서 “한미가 종합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미가 (북한에 대한) 합리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공동 로드맵에 만들 수 있다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북미 수교를 위해선 북한이 당장 핵무기는 아니더라도 지금 가진 핵 시설과 핵 물질을 검증 가능하게 폐기할 수 있는 자세가 돼야 한다. 그래야 중국과 우리 정부가 나설 수 있다. 그런 것도 없다면 진전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미국에 대해선 “미국은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핵 문제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민주주의와 인권 등은 부차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6일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한한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에게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미국과 북한이 빨리 마주 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