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자로 그룹 내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 모두 해소…주주 불만 터진 주총장은 ‘시끌’

신동빈 롯데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가운데, 롯데지주 임시주주총회서 분할합병안이 통과했다. 이로써 롯데그룹 내 모든 순활출자 및 상호출자 문제가 모두 해소됐다. 그룹 초유의 총수 부재라는 악재 속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가 첫 관문을 통과하게 된 것이다.

롯데지주는 27일 오전 10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롯데지알에스한국후지필름롯데로지스틱스롯데상사대홍기획 및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사의 회사 합병 및 분할합병 승인안건을 통과시켰다이날 안건은 압도적인 표차이로 승인됐다. 의결권 있는 총 주식 5811만5783주 중 3900만9587주가 참석했으며, 이 중 3395만358주(87.03%)가 찬성했다. 

 

분할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롯데는 오는 4월 1일부로 그룹 내 모든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를 해소하게 된다. 순환출자 완전 해소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됨으로써 경영투명성이 높아짐은 물론, 복잡한 순환출자로 인한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도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함으로써 지주회사 체제를 안정화 시키는 동시에, 전문경영과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제고할 수 있게 됐다.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계열사는 총 54개(롯데지주 포함)가 된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주총은 지난해 10월 지주사를 출범한 롯데그룹이 공정거래법에 따라 새로 생긴 신규 순환출자·상호출자를 해소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에 따라 27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롯데지주와 롯데상사, 롯데지알에스,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테크 등 7개 회사의 분할합병 안건이 통과돼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번 안건 통과로 롯데는 그룹내 모든 순환출자를 해소하게 됐다. 이날 자리의 의장이었던 황각규 부회장은 “경영 효율화와 투명성 올리고 기업가치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임직원들은 하나된 힘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힘 쓰겠다. 주주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주총 이전부터 안건 결의에 대한 자신감을 비쳐왔다. 신 회장 등 총수 일가와 관계사 등으로 구성된 특수관계인 지분(54.3%)이 높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공신력있는 의결권 자문사에서도 우호적 입장을 내놨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황 부회장 역시 주총장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주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며 “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신 회장 구속 억울하다” ​주주 불만 터져나온 주총장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임시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 전 확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날 주총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오전 10시 시작 예정이었던 주총은 주주들의 반발로 1시간 가까이 안건이 상정되지 못했다. 주주들은 주총 진행과 관련해 불만을 쏟아냈고, 주주 간 의견차로 작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분할합병안의 경우에는 반드시 주주에게 계약서를 제출해서 주주들 승인을 받게 돼있다”면서 “수 많은 주주들이 롯데지주되면서 자본 감소의 피해를 봤다. 계약서를 비치한다고 될 게 아니라 주주에게 직접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건 상정 이후에도 신 회장 구속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한 주주는 “신동빈 회장이 구속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다. 매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임직원과 모든 주주가 현 상황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탄식했다. 일본롯데홀딩스를 겨냥하며 “자칫하면 경영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주주도 있었다.

또 다른 주주는 “신동빈 회장 부재가 위기지만 우리가 극복을 해야 한다. 황각규 부회장께서는 면세점, 홈쇼핑 등 사업들을 신 회장 의견 따라 적극 진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오전 10시 시작한 주총은 오후 12시가 돼서야 마무리됐다.

 

한편이번 합병 및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권 행사를 통해 일부 상호출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 경우 허용된 유예기간(6개월안에 조속히 해소한다는 계획이다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은 주총 이후부터 31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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