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호무역강화 등 커진 경제불확실성 고려된 듯…美 3월 금리인상시 한·미 기준금리 역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이번 임기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27일 오전 9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행 연 1.5%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올해 1월에 이어 두 번째 동결이다.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과도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23일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이달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93%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1.50%)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았던 점이 꼽히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8%을 기록한 이후 11월 1.3%, 12월 1.5%, 올해 1월 1%로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 수준인 2%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 성장 경로에 있어 대외 불확실성이 증대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보후무역주의 강화는 국내 경기를 이끌어온 수출 산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0일(이하 현지 시간) 한국·스위스 통화스와프 협정 서명식을 위해 찾은 스위스에서 “보호무역정책이 미국을 중심으로 해서 점점 강해지고 있다”며 “예상을 뛰어넘게 강하게 나온다면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수출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인데, 수출이 꺾이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기준금리는 현행 연 1.25~1.50%로 상단이 한국과 같다. 미국이 시장 예상대로 오는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된다면 2007년 8월 이후 약 10년 반 만에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다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4월 12일이다. 

 

한편 이번 금통위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 임기 중 주재한 마지막 회의였다. 이 총재 임기는 올해 3월 31일이다. 연임 여부나 차기 한국은행 총재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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