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연예계는 악성 댓글과의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 강력해지고, 체계적으로 변한 2018 버전 스타들의 ‘악플’ 대처법.

악성 댓글(이하 ‘악플’)이 팬들의 관심이라는 말은 옛말이다. 과거엔 맞대응하면 오히려 일을 키운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참을 만큼 참았다는 게 연예계의 입장이다. 실제로 예전엔 말뿐인 강경 대응이 허다했다. 고소를 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이미지를 생각한 훈훈한 ‘선처’였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끝까지 간다. 그 과정도 체계적이다. 대형 엔터테인먼트는 유명 법무법인과 손잡고 강력하고 똑똑하게 대처한다. 연예인이 악플로 인해 활동을 쉬는 법도 없다. 악플은 법무법인이, 연예 활동은 소속사가 완벽히 커버해주니 그저 ‘내 갈 길을 갈 뿐이다’.

일러스트=우먼센스 이현정

하리수

살인자와 뭐가 다르죠?

최근 10kg 감량으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하리수는 악플에 대한 심경을 토로하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지난 1월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하리수는 “인격 모독, 비하에 혐오 글, 악플을 쓰는 당신들은 살인자와 똑같다. 사회의 쓰레기”라며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지 한번 보자. 이번 기회에 아주 뿌리를 뽑을지, 독하게 해주겠다”라고 밝혔다. 

 

다이어트로 살이 빠지자 성형설에 휩싸인 것에 대해 “성형 아니고 살 뺀 거 맞다. 성형하면 했다고 한다”라며 “사진은 앱으로 찍는다. 요즘 다들 셀카 보정 앱 안 쓰시냐”라고 토로했다. 데뷔 당시 트랜스젠더임을 당당히 밝혀 인기를 얻은 하리수는 지금까지도 악플러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하리수는 결국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준하

‘악플러’ 기대해

악플 덕에 뜻하지 않게 유행어를 남겼다. 정준하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SNS를 통해 “근거 없는 비난과 험담, 욕설에 대해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 정당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라며 “올 초부터 각종 악성 게시물과 댓글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지만 한계가 왔다”라고 호소했다. 급기야 정준하는 악플러들의 댓글에 “숨지 마!” (고소를) “기대해!”라는 댓글로 응수하며 강하게 나갔다. 갑작스러운 그의 반응은 역효과를 낳았다. 

 

10년간 악플로 고통 받았지만 방송을 통해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쿨한 매력을 발산해온 그였기에 파장은 컸다. 2014년 tvN <SNL 코리아>의 호스트로 나섰을 때는 직접 악플에 대해 언급하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고, MBC <무한도전>에서 셰프와 김치전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 악플 세례를 받은 ‘김치전 사건’도 슬기롭게 극복한 그였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이보영

사실이 아냐

이보영은 지난 1월 8일 보도 자료를 통해 “악성 댓글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발단은 배우 장희진으로부터 시작됐다. 장희진은 MBC에브리원 예능 <비디오스타>에 출연해 이보영과 함께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다가 자신이 전어가 먹고 싶다고 말하자 이보영이 음식점 주인에게 서비스로 전어를 받아주겠다고 말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후 이보영은 ‘연예인 갑질’ 의혹을 받았고 이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소속사를 통해 이보영은 “얼마 전 모 예능 프로그램에 후배 배우가 출연해 프로그램에서 재미를 더하려고 본의 아니게 사실과 다른 에피소드를 얘기했고 그 내용은 화제가 돼 사실인 양 일파만파 퍼져나갔다”라며 “당사는 그러한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이보영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의적인 내용을 담은 댓글을 당사는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자료 수집 및 제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수위 파악을 해오며 자료화해왔으며 명예 훼손에 대해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권

악플도 수준있게 다세요

도를 넘은 악플과 기사에 분노한 조권은 지난 1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봤던 기사들 중 제일 수준이 떨어진다”라며 “기사 제목이 관종임. 조롱 수준”이라고 불쾌함을 표출했다. 글과 함께 조권은 한 매체의 기사를 캡처해 올렸다. 해당 기사는 조권이 과거 SNS에 올린 여장 사진을 뒤늦게 소개한 내용이다. 기사 제목이 ‘조권, 이거 실화냐?

 

오빠랑 사귈래. 나 유부남이야 미안’이다. 이에 조권은 “악플도 수준 있게 다세요들”이라며 “뭔 생각으로 자판을 두드릴까?”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권은 화려한 퍼포먼스와 흥 넘치는 캐릭터로 사랑받은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다. 그렇기에 그는 악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그동안 불편한 심경을 잘 드러내지 않던 조권이기에 그의 불쾌감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낸시랭

마지막 경고!

남편 왕진진과 함께 자신들의 사생활에 관한 악의적인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악플러들에게 경고했다. 낸시랭과 왕진진은 결혼식을 생략하고 서울의 한 구청에 혼인신고서를 내고 부부가 됐다. 이후 왕진진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이 불거졌다. 실제로는 1971년에 태어난 그가 1980년에 출생신고를 했다는 것과, 대표로 있다고 알려진 위한컬렉션의 실체가 불문명하다는 것, 사실혼 관계에 있는 황 모 씨의 주장과 전자발찌 착용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부부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낸시랭은 지난 1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표현의 자유 정도의 범위를 초과한 악플러들에게 경고한다”라며 “공인이 아닌 일반인인 제 남편 왕진진과 제가 결혼 후 언론에서 제 남편 개인 프라이버시 및 개인 신상을 도가 지나치게 파헤쳐 하루이틀도 아니고 열흘이 넘도록 모든 TV와 언론 매체가 집중 보도하는 것은 인권 침해이자 행복추구권 침해, 포괄적 명예 훼손이다”라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각종 보도가 이어지자 낸시랭은 약 일주일 뒤인 12일 SNS를 통해 “거짓 제보자들과 오보를 전한 언론사·방송사에 정정 보도뿐 아니라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지게 할 것을 알린다”라고 경고했다. 낸시랭은 “피해자가 돼버렸고, 남편 역시 피해 범위를 알 수 없을 만큼 피해를 입었다”며 “개인 정보 보호법 위반을 비롯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 궁금함보다는 이 사태를 조장한 가담자들 모두가 동등하게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며 강경 대응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남태현

모르면 가만있어

아이돌 출신 가수도 악플에 시달리는 건 예외가 아니다. 남태현은 악플에 대한 심경을 털어놓으며 자제를 당부했다. 지난 1월 14일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터뷰에 ‘위너’ 탈퇴에 관한 질문이 있으니 대답할 뿐이지 나도 언급하기 싫어. 그리고 뭐 계속 말이 바뀐다고? 내가 제대로 탈퇴 이유를 디테일하게 말하면 내가 손해 볼 것 같냐? 조용히 묻어둘 때 닥치고 악플 그만 달아라”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남태현은 “싸움이 싫다.

 

그러니 너네 좋아하는 사람 응원이나 해. 난 아이돌도 아니고 착하고 열심히 사는 이미지 억지로 안 만들어도 알아서 잘 살아”라고 불쾌함을 표출했다. 그는 2016년 아이돌 그룹 ‘위너’로 데뷔했지만 지난해 11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해지하고 팀에서 탈퇴했다. 이후 개인 레이블인 사우스바이어스클럽을 설립하고 5인조 밴드 ‘사우스 클럽’을 결성해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남태현의 탈퇴 이유에 대해 각자의 추측을 내놓으며 그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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